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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목장의 혈투」美대선
「OK 목장의 혈투」美대선
  • 박철희
  • 승인 2008.09.05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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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뒤져봐도 추잡함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막판 스포트를 내고 있다. 웃음을 위한 후보 주자들의 레이스가 갈수록 폐달을 더하고 있으며 뜨거운 열기가 태평양 건너 우리들에게까지 전달되고 있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전입가경(轉入可驚)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솔직히 몇 가지 부러운점을 발견하게 된다. 얼마 전 끝난 우리나라의 제 17대 대통령 선거와 너무나 판이하게 비교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세라페일린(Pailin)은 부통령 후보 지명 연설에서 오바마 후보에게 강펀치를 날렸다고 해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 강펀치의 내용인 즉슨 “자서전 두 권을 쓴 사람이 법안 하나 없느냐”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대통령 선거에서 너 죽고 나살자는 식으로 일관해오던 선거 풍토와 비교할 때 그런 정도의 연설내용이 상대방에게 무슨 강펀치가 되겠는가 하는 극단적인 생각도 들게 한다. 

겨우 손 방망이 정도의 공격 형태라고 보는 것이 타당 할 듯싶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치러낸 제 17대 대통령선거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온갖 추잡한 이야기들이 속속들이 들춰내졌고 후보자는 물론 그들의 가족에 프라이버시 문제까지 공공연히 파헤쳐지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후보자의 자질문제를 따지면서 병용문제를 포함하여 부당한 재산축적, 학력위조 등 듣기만 해도 망신스러워 얼굴이 붉어질 수밖에 없는 그런 내용들이 속속들이 파헤쳐지기도 했다. 한마디로 대내외에 내놓기가 부끄러운 우리의 정치현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떻든 선거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미국대통령 선거는 더더욱 오랜 시간과 금전적 투자, 인력투입 등 선거에 투입되는 비용이 우리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바로 우리는 여기서 미국이 얼마나 큰 나라이며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강대국으로써의 면모를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선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이지만 한때 미국을 배척하는, 즉 반미(反美)성향의 인사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그들에게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대륙횡단 열차나 버스를 타게 했던 일이 있다. 그들 반미 성향의 인사가운데는 정치인도 있었고 군부실세도 있었고 또한 학생 운동가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정부는 그들에게 미국을 사랑하라는 따위의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은 채 대륙횡단을 실제적으로 체험케 함으로써 미국이 얼마나 큰 나라이고 왜 미국이 세계평화를 위해 앞장서야 하는가 하는 이유를 스스로 느끼고, 찾아보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우리는 미국이 대국(大國)임을 느끼게 한다.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이 전 세계인에게 보여줬던 ‘어마어마한 대국’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대통령선거는 우리에게 암시하는바가 의외로 많다. 때문에 우리의 관심이 여기에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대통령 선거는 비단 미국만의 ‘정치적 잔치판’이 아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지적했듯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의 지위가 매우 높고 그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만 보더라도 남북문제를 비롯하여 FTA를 비롯한 무역문제, 금융자본문제, 안보 문제 등 수많은 난제들이 미국과 관련되어 있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번미국선거 과정에서 특히 정적이면서도 당당한 싸움을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우리에게 큰 감명을 주고 부러움을 사게 한다. 추잡한 인심공격이나 비방을 자제하면서 오히려 정책의 차별화등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과 표심을 얻으려는 노력이 한편의 스포츠드라마를 보는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가 보여주었던 양상과는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미국의 서부영화를 보아왔던 세대이다. 그 영화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OK목장의 결투’등이다. 서부개척사를 중심으로 한 이들 영화를 보면서 미국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당하게 죽으려는 자세가 우리에게 감명을 주었다. 

이번선거에서도 이런 모습들이 우리에게 읽혀짐으로써 또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제 우리정치계와 정치인들 모두가 무엇인가 한번쯤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아쉽게도 우리의 정치현실은 끌어내리고, 나는 살겠으니 너는 죽어야겠다, 수단과 방법이 무엇이든 최종의 목적만을 달성하는 그만이다 하는 시기 정치판의 모든 것이었음을 우리 스스로가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구도를 형성해나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대통령선거는 박빙의 승부로 전망되고 있다. 어느 당이 승리를 거두든 그것이 우리에게 직접적 관심사는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정강정책이나 그동안의 우리와 관련된 이념과 철학 등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우리 또한 미국대선에서 눈을 돌려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최근 일본에서 또한 부러운 경우를 목격하기도 했다. 일본 총리가 전격적으로 사임을 표현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러한 뉴스를 접하면서 너무나 부럽다는 생각을 한바있다. 우리로써는 도저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일본의 정치인들은 결행함으로써 귀감이 된 때문이다. 국민이 원치 않거나 또한 국민들로부터 지지받지 못하는 총리의 자리를 과감히 버리고 초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그 마음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모르긴 해도 우리의 정치수준으로 본다면 등을 떠밀어 나가라고 하더라도 떼를 쓰며 버티는 추한 모습이 보였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이치일 것이다. 바라기는 우리의 정치계가 한발 도약하는 계기가 서둘러 마련됐으면 좋겠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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