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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미혼 동거 및 자녀 출산.. 개방적 가치관 지녀
청소년, 미혼 동거 및 자녀 출산.. 개방적 가치관 지녀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5.12.04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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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 관련 혼란 어려움..배제 보단 돌봄 및 책임 권하는 성숙한태도 가르쳐야

[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성문화 인식이 개방적으로 바뀜에 따라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10대 여성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2015 청소년통계'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대체로 미혼 동거와 자녀 출산에 개방적인 가치관을 보였다.

지난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56.8%)이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자는 2012년보다 0.5%p 늘어난 26.4%로 나타났다.

2014년 여성가족부 추산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혼모는 3만8000여 명이다. 이 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⅓ 이상으로 추정돼 잠재적 미혼모는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출처=뉴시스

인구보건협회 서정애 인구사업과장은 '10대의 로맨스, 임신에 대한 그녀들의 선택'이라는 연구 논문을 통해 "가족 내 친밀감·결속감이 부족한 10대 여성일수록 로맨스를 삶 일부로 여기는 경향이 높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는 돌봄 기능을 상실한 가족 대체뿐 아니라 가족 밖 독립적인 생활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특히 성과 사랑의 결합은 종종 '동거'를 동반한다. 실제 10대 미혼모 중 대다수는 남자 친구(아이 아버지)와 동거 경험이 있었으며, 이 기간에 임신한 경우가 많았다.

김혜영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전임교수의 '십대 청소년 미혼모의 출산 및 양육경험'이라는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10대 미혼모(174명)들의 평균 성관계 경험 나이는 15.9세로 나타났다.

이들 스스로 밝힌 성관계 사유 중 가장 높은 비율(37.6%)은 '서로 사랑해서'다. 하지만 자신들의 신분과 나이가 주는 지위 불안정 등으로 임신은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미혼모 중 67.1%는 '임신은 원하지 않았던 결과'라고 응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대답도 21.4%로 많았다.

하지만 일부 10대 미혼모는 "몸 안에 한 생명이 있다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남자친구 아기를 갖고 있다니 기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생명에 관한 경이로움은 출산을 선택하고, 양육을 결정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는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10대 미혼모들의 임신지속 사유는 '생명에 대한 애착(13.8%)' '낙태는 죄를 짓는 일이라서(10.8%)' '혼자서라도 아기를 키워야 할 것 같은 책임감(10.8%)' 등이다.

그러나 정작 아이 아버지들은 '양육을 찬성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30.3%)' 또는 '양육은 찬성하나 도와줄 수 없다(18.2%)' 등 유보적이거나 회피적인 반응이 절반 가까이나 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향후 양육미혼모들의 부담과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더불어 10대 미혼모의 가족들은 '임신중절(37.0%)'이나 '사회복지기관 상담(34.6%)' 등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부모의 권유를 받아들여 자녀를 입양 보낸 10대 미혼모들은 '후회스럽다' '절망스럽다' '화난다' 등의 부정적인 감정상태를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한 연구 참여자는 "(아기가) 계속 생각나고 하루라도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키울 수 없는 상황인데도 아기를 보낸 것이 후회된다"고 정서적 고통을 토로했다.

게다가 10대 미혼모를 바라보는 따가운 사회적 시선도 상처로 다가왔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미성년자의 임신·출산은 10대의 대표적인 '일탈 행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어리고 그런 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좀 안 좋게 봐요. (출산 후) 퇴원하고 오는데 애가 애를 낳았다고 수군거리는 것이 듣기 싫었어요."

이처럼 10대 미혼모 중 약 81%가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관해 '매우 심각하다' 또는 '심각한 편이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자녀양육을 결정한 10대 미혼모들은 '힘들지만 아이와 함께라서 행복하다(62.5%)'는 반응이 많았다.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37.5%)'이라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미혼모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혼모자 가족복지시설은 미혼 임신부가 출산한 뒤 6개월까지 살 수 있는 '기본생활형' 21곳과 미혼모가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공동생활형' 39곳 등 전국 60곳에 불과하다.

논문 저자인 김혜영 과장은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혼란과 어려움에 대해 경계하고 구분 지어 배제하기보다는 돌봄 책임을 다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남보다 이른 성 경험과 자녀 출산만을 이유로 이들의 교육권을 박탈하거나 노동시장의 진입을 방해하는 구태의연한 관행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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