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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57년간 빈민구제 노력..독일 신부 국민추천포상
한국서 57년간 빈민구제 노력..독일 신부 국민추천포상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5.12.23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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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신부 하 안토니오, 1958년 4월 처음 한국땅 밟아

[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독일인 신부 하 안토니오(독일명 안톤 트라우너·93)가 처음 한국땅을 밟은 것은 1958년 4월, 6·25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시기였다.

한국에 신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곤 독일에서 사제서품(신도에게 교직을 수여하는 의식절차)을 받자마자 일본 화물선을 타고 일본을 거쳐 70여일 만에 부산에 온 것이다.

하 신부는 대청동 중앙성당에서 1년 머문 후 1959년부터 동항성당 주임신부로 지내며 빈민구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우암동 일대에는 5만여명의 피난민들이 몰려 판자촌을 이뤘는데 사비를 들여 밀가루와 옷을 나눠줬다. 성당 옆 천막에 국수기계를 들여놓고 직접 국수를 뽑기도 했다. 외국의 종교단체에 보내 온 보급품 역시 종교를 막론하고 굷주린 자에게 모두 건넸다.

그는 당시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아동 7명을 보육하기도 했다. 이중 2명은 현재까지 하 신부의 곁에 머물고 있다.

또 1965년에 가난한 학생에게 기술을 가르칠 학교 '한독여자실업학교(현 부산문화여고)'를 세웠다. 1977년에는 김시복 목사와 봉생병원의 도움을 받아 '교회 조산원(현 교회의원)'도 개원시켜 1993년 폐원할 때까지 2만6000여 산모의 출산을 도왔다.

이러한 공로로 하 신부는 2011년 부산시로부터 '명예시민'으로 위촉돼 진짜 부산사람이 됐다.

본명보다 '파란 눈의 성자(聖者)'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하 신부는 "제일 귀한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나눔이야말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 신부는 지난 57년간 빈민 구제와 의료·교육 봉사에 헌신한 공을 인정해 국민추천포상 최고등급 훈장인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다.

한편, 국민추천포상은 사회 곳곳의 숨은 의인을 국민으로부터 추천받아 정부가 포상하는 제도다. 지난 2011년 도입돼 4년간 150명을 포상했다.

올해는 국민추천포상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인 722건의 후보를 추천받아 이중 68명을 최종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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