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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봉춘’ 뉴스데스크와 시청자들의 정치적 성향
‘마봉춘’ 뉴스데스크와 시청자들의 정치적 성향
  • 이택수
  • 승인 2009.05.28 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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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봉춘’ 뉴스데스크가 뭐냐구요? 무슨 의미인지 아신다면 인터넷 좀 하시는 분일 거고, 모르신다면 이미 ‘쉰세대’이거나 ‘쉬고 있는 중’인 분일 가능성 백프로입니다. ‘쉰세대’ 취급 안 당하시려면 다음의 설명 잘 유념하십시오. ‘마봉춘’은 네티즌들이 MBC를 일컫는 별칭으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마봉춘의 영어 약자가 M.B.C다 보니 그런 별칭이 붙은 듯 보입니다. 지난번 WBC 야구 중계에서 허구연 해설위원의 해설이 가장 좋았다고 느낀 네티즌들은 이렇게 표현하더군요. ‘마봉춘의 해설이 역시 짱이다’라구요. ‘마봉춘’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왠지 옆집 아저씨처럼 구수하긴 합니다. 그렇다면 ‘마봉춘’ 뉴스는 어떨까요? 최근 신경민 앵커의 경질설로 시끄럽습니다. 급기야 MBC 일선 기자들은 취재와 뉴스제작 거부에 들어갔습니다. 정부 대변인이라 할 수 있는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MBC의 제작 거부 사태 등과 관련해 정부가 압력을 가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마봉춘’ 기자들은 앵커 교체 움직임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판단하여, 최근 뉴스 제작을 중단했습니다. 사실 ‘마봉춘’ 뉴스데스크의 최근 시청률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2009년 4월 9일 현재 전국 시청률이 KBS 9시 뉴스가 15.2%, SBS 8시뉴스가 11.5%, MBC 뉴스데스크가 7.6%입니다. 뉴스 시간 직전에 편성되어 있는 드라마의 시청률과도 상관이 있겠지만, MBC 뉴스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의 정치적 성향과 뉴스 시청 행태를 조사해봤는데요. 전화조사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가끔씩이라도 뉴스를 볼 경우 어느 방송국의 뉴스를 보는지’, 그리고 정치적 성향이 어떤지 물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유권자들의 지지정당에 따라 뉴스 시청행태가 확연하게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놀랍다는 것은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의: 피플미터라는 기계로 분단위로 측정하는 시청률 조사회의 측정 방법과는 조사방법이 다르다는 점 참고해 주시고 귀 기울여 주시길!) 먼저 지지정당별로 살펴볼까요? 지지율 1위인 한나라당 지지층 먼저 살펴보죠.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경우 KBS를 본다는 응답이 47.8%로 가장 많았구요. SBS가 31.4%로 뒤를 이었고, MBC는 19%로 가장 낮았습니다. 시청률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56.5%가 MBC를 시청한다고 응답해서 압도적 1위였습니다. 그 다음이 KBS가 ‘마봉춘’의 절반 가량인 28.7%, SBS가 11.7%로 나타났습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 지지자들의 경우도 MBC가 각각 73.7%, 82.8%로 나타나 역시 압도적으로 1위였습니다. 뉴스에 대한 신뢰도 역시 시청행태 조사결과와 비슷했습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심한 채널 편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요즘 MBC 뉴스데스크를 보는 분들은 한나라당 지지자일 가능성보다는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지지자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KBS는 그 반대구요. 때문에 혹여 MBC 뉴스데스크 시청자들 앞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찬양, 고무하면 그 분들이 귀하를 속으로 욕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KBS 9시뉴스 시청하고 계신 분들 앞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신다면 역시나 욕할 가능성이 높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연령에 따라서도 확연히 다른 시청행태를 보이고 있었는데요. 50대 이상은 44.9%가 KBS, 32.5%가 MBC, 20.5%가 SBS를 본다고 응답을 한 반면, MBC를 시청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난 30대의 경우에는 61.2%가 MBC를 본다고 해서 압도적으로 나타났고, 21.1%가 KBS, 14.7%가 SBS를 시청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연령에 따라서도 확연하게 시청행태의 차이가 발견됐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마봉춘’ 기자들을 화나게 한 신경민 앵커의 경질설과 관련해서 앵커 선호도를 알아볼까요? 먼저 남자 앵커 선호도 1위는 38.1%의 신경민 앵커였습니다. 그러나 앵커 선호도에서도 지지정당별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KBS 박영환 앵커를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해서 38.7%로 나타났고, SBS 신동욱 앵커가 18.8%로 뒤를 이었습니다. 신경민 앵커는 12.8%로 가장 낮았습니다. 반면에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자유선진당 지지층은 신경민 앵커를 1위로 꼽았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55.7%가 신경민 앵커를 1위로 꼽았고, 18.2%가 KBS 박영환 앵커, 9.2%가 SBS 신동욱 앵커를 꼽았습니다. 신경민 앵커는 진보신당 지지층에서는 무려 75.4%로 가장 높았고, 창조한국당 70.1%, 민노당 58%순이었습니다. SBS 신동욱 앵커는 친박연대 지지층으로부터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 32.8%로 1위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신경민 앵커가 고르게 1위를 차지했는데요. 30대에서 53.2%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고, 40대가 37.2%, 50대이상이 31.7%로 각각 선두를 차지했습니다. 20대는 박영환 앵커가 35.5%로 30.3%의 신경민 앵커를 오차범위 내에서 소폭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BS 신동욱 앵커는 50대 이상에서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신경민 앵커는 여의도에서 지나가다가 한번 본 적이 있고, KBS 박영환 앵커는 최근 여의도 사우나에서 자주 보고 있고, SBS 신동욱 앵커만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아는 분이라 아주 가끔 밥을 먹고 있습니다. ^^;) 이번엔 여성 앵커를 잠깐 살펴볼까요? 여성 앵커의 경우엔 MBC의 박혜진 앵커가 43.2%로 1위를 기록했는데 정당별로도 고른 분포를 보였습니다. 진보신당 지지자의 75.4%, 민노당 지지자의 60.4%, 창조한국당 지지자의 57.3%, 민주당 지지자의 55.2%, 자유선진당 지지자의 48.8%, 한나라당 지지자의 34.3%가 박혜진 앵커를 선호한다고 밝혀 모두 1위로 나타났고, 친박연대 지지자들은 KBS의 조수빈 앵커를 30.1%로 1위로 꼽았습니다. SBS 김소원 앵커는 비록 1위를 차지한 정당은 없었지만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 지지층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어 25% 안팎의 선호도를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를 보면, 방송도 신문 못지않게 정치적 성향에 따라 수용자(Audience) 층이 광폭으로 갈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앵커에 대한 선호도까지 말이죠. 특히 MBC와 KBS가 매우 상반되는 수용자층을 갖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방송과 그후 뉴스를 통해 재생산된 촛불시위 관련 보도가 MBC의 현 수용자층을 구성하는데 무엇보다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주 수용자층이 이미 정치적으로 특정한 성향을 갖고 있었고 취재와 보도의 방향이 오히려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보도의 방향성 때문에 수용자들이 정치적으로 특정한 성향을 갖게 됐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으로 설명해볼까요? 의제설정(Agenda-Setting) 효과나 점화(Prime) 효과 등에 의해, MBC의 주 수용자층은 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치를 중요한 의제로 인식하게 되고, 좀 더 그 사안에 무게를 두도록 하는 미디어 점화(Prime) 효과에 의해 촛불시위가 광화문에서 크게 번지게 된 것이죠. 그리고 나서 지금과 같은 수용자 지도(Map)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매스 미디어가 갖는 ‘비개인적’ 효과에 따라, 1년이 지난 지금, 사회문제로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가 여전히 회자(膾炙)되고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는 위험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음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죠.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2~30년전에 주장한 내용들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 사회에 적용을 해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다시 이론에서 실제로 돌아와 볼까요? 촛불은 꺼졌지만, 특정 방송사에 의해 반정부적 성향이 확대됐다고 믿는 정부와 여당은 그들 언론, 노골적으로 말하면 MBC, YTN과 전선(戰線)을 형성하고 있고, 그 전쟁은 이제 클라이맥스로 향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정권 초기라 할 수 있는 현 정부와 여당의 포스(Force)로는 치킨 게임에서 절대 핸들을 먼저 돌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YTN의 경우 구본홍 사장이 선임된 이후 무려 146일이긴 하지만 출근에 성공했고, 반면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MBC의 경우엔 이춘근 PD가 최근 부인이 보는 앞에서 긴급 체포된 바 있고, 본사는 검찰에 의해 압수수색이 시도됐으며, 신경민 앵커는 경질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일선 기자들의 취재, 뉴스제작 거부 사태까지. 신재민 차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해당 언론사 기자와 PD들은 정부의 언론통제에 대한 강한 의구심으로 저항을 계속 할 것으로 보이고, 저항이 지속될 경우 방송 수용자별 정치성향의 지도(Map)는 신문 못지않게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방송전파가 갖는 힘을 감안할 때 그로인한 국론의 분열이 심화될 것은 자명해보입니다. 잠깐 다시 실제에서 이론으로 돌아가 볼까요? 대학원 다닐 때 귀인(歸因) 이론이라고 배웠습니다. 귀인이론이란 어떤 행동이나 결과를 두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가령 어떤 결과의 원인이 내적 원인인지 외적 원인인지, 그 원인이 통제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등을 밝히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얘기하면 행위의 결과가 실패로 결론이 났을 때 그 원인을 내적 원인으로 돌리면 내 탓으로, 외적 원인으로 돌리면 남의 탓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최근들어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일부 언론 사이의 치킨 게임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이란, 양측 모두 현재의 사태에 대해 그 원인을 각자의 위치에서 외적 원인에 돌리고 상대방을 불안정하고 통제가 어려운 문제의 원인으로 단정함으로써, 서로가 핸들을 절대로 꺾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결국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의 파국으로 가지 않을까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정부와 언론 사이의 적정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합니다. 그 밸런스가 쉽지는 않겠지만요. 어느 한쪽이 큰 타격을 입고 무력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실 어느 일방이 무력화된다 해도 그것은 일시적인 효과로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과 1년 6개월 전인 2007년 하반기, 지난 정부의 국정홍보처가 주요 정부 부처의 기사송고실를 강제 폐쇄했던 일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 과정에서 저항하는 기자들의 기사 작성을 막기 위해 전기와 통신수단, 난방을 끊었고 기자실들은 촛불을 켜고 담요를 뒤집어쓰면서까지 기사를 송고하면서 저항했었지요. 돌이켜보면 정말 부끄러웠던 역사의 한 장면입니다. 그때 보았던 것처럼 언론은 정부가 무력화 한다고 무력화되지 않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긴 하겠지만, 문제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따지기에 앞서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극복하고 정리되어야할 사회악으로 규정할 때, 2009년 전후의 대한민국 방송사는 역사에 의해 불필요했던 시기로 규정될 수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와 ‘마봉춘’, YTN 등 방송사 선수 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WBC에서의 국가대표팀과 같이 상대방을 존중하고 페어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합니다. WWF 미국 레슬링 선수들처럼 경기를 하다가 규칙을 어기고 링에서 내려가 반칙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반칙왕들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반칙왕들은 WWF 레슬링 선수들로 충분합니다. 물론 지난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포수 강민호 선수처럼 심판이 억울한 판정을 할 때 야구 글로브를 던지면서 최대 위기에 빠졌던 팀워크를 살리는 액션이 때로 필요하기는 하겠지요. 그런데 만일 강민호 선수 퇴장한 후 감독이하 모든 선수가 경기를 보이콧하고 퇴장하여 경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면, 강민호 선수의 그 멋진 액션은 추억의 한 장면이 아니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장면으로 기록될 수도 있었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결책은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두 가지만 명심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첫 번째 ‘오바마’가 정답입니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 말고, 모두가 ‘오바들 하지 말라’는 얘깁니다. 우리는 많은 정치인들이 아주 잘 나가시다가도 딱 한번의 오바스러운 실수로 자신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찬스를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아주 시원스럽게 날리는 경우를 많이 봐 왔습니다. 어쨌거나 권력을 쥐고 있는 정부와 여당은 반대 진영에 있는 야당과 언론인들을 너무 오바하면서 몰아붙이지 말고, 퇴로를 열어주면서 대화해야 합니다. 반대 진영에 있는 야당과 언론인들 역시 너무 오바하지 말면서 정부를 비판하십시오. 오바하면 상대방도 오바하게 되고 그러면 서로가 업그레이드의 기회를 날릴 수 있습니다. 아주 시원하게. 두 번째는 ‘생각을 아주 많이’ 하십시오. 지칠 때까지 말이죠. 제발 아무 생각 없이 행동들 마시고...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라는 영화 보셨으면 마지막에 나오는 명대사 기억나실 겁니다. 김상경이라는 배우가 독백으로 이런 말을 하지요. "이젠 생각을 해야겠다. 끝까지 생각을 하면 뭐든지 고칠 수 있어. 담배도 끊을 수 있어. 생각을 더 해야 돼." ‘생각대로 하면 되고’라는 말은 이동통신 광고 카피에 불과할 뿐, 부디 오바들 하지 말고, 생각을 많이 한 후에 말씀과 행동으로 옮겨 주시길. 그러면 좋은 결과들 있으실 겁니다. 그럼 여론을 중계하는 저는 여러분들이 어떻게 하시는지들 이제 관전자 입장에서 편안하게 지켜본 후 여론을 파악한 뒤에 다시 여러분들이 잘 했는지 조사하여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바! 벚꽃 축제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고 있는 2009년 봄 여의도에서 이택수 대표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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