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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희곡 거장 이강백 신작 연극 ‘심청’ 개막
대한민국 희곡 거장 이강백 신작 연극 ‘심청’ 개막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6.03.28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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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마주한 순간 우리의 모습은 어떠할까? 어떠해야 할까?’

[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삶의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죽음을 알 수 있고, 죽음을 찬찬히 살피면 다시 삶이 보인다”

대한민국 희곡의 거장 이강백의 신장인 ‘심청’이 4월 7일부터 5월 22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심청’은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당당하게 응시하려는, 작가의 절박하고 진솔한 의지가 담긴 작품이다. 삶의 포장에만 급급하고 죽음을 애써 경시하는, 앞만 보고 내달리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표정으로 자기 앞의 최후를 맞이할지를 묻고 있다.  

일평생 9척 상선으로 중국과 무역을 해온 선주는 해마다 어린 처녀들을 제물로 바쳐왔다. 어느덧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나이가 된 선주. 마지막 제물이 될 간난을 겉보리 스무 가마에 사왔지만 그녀는 절대로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고 버틴다.

지극정성 간난을 보좌하지만 소용없는 일. 설상가상, 세 아들은 간난을 설득하는 자식에게 선주자리를 맡기라 한다. 간난이 가엾어진 선주는 결국, 그녀를 도망시킬 궁리를 한다.

이강백의 이번 작품은 효를 주제로 하는 ‘심청가’를 ‘죽음’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실피고 있다. 주인공은 심청이 아닌 ‘간난’과 ‘선주’이다. 간난은 심청이처럼 제물로 팔려왔고, ‘선주’는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마지막 심청인 ‘간난’을 바다에 뛰어들게 해야 한다.

두 인물이 보여주는 죽음을 대하는 서로 다른 태도를 통해 우리는 역설적으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를 깨닫게 된다.   

주인공 간난과 선주는 누구나처럼 준비도 없이 죽음을 맞는다. 겉보리 스무 가마에 팔려와 제물이 될 운명에 처한 간난은 억울한 죽음에 식음을 전폐하고, 선주는 곧 닥칠 죽음을 애써 무시하며 어린 간난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고뇌한다. 두 인물은 크게 다른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곧은 의지로 자기 몫의 삶을 살아내고, 동시에 자기 몫의 죽음을 맞이한다. 

이강백의 희곡 ‘심청’은 ‘심청가’를 모티프로 한 까닭에 극의 전개에 음악적인 요소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판소리 심청가, 시조창 등이 극을 이끌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고수가 등장해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수인 연출은 극단 떼아뜨르 봄날 특유의 코러스와 악기연주, 구음 등으로 희곡의 음악적인 요소를 세련되게 살려내면서도 이를 통해 극의 재미를 고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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