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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조선을 사랑한 서양의 여성들' 展 개최
국립중앙도서관, 조선을 사랑한 서양의 여성들' 展 개최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6.05.04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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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외교관 아내로 조선 찾았던 여성들이 남긴 조선인에 대한 기록

[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조선 사람의 품성과 근면성은 장래 이 민족을 기다리고 있을 더 나은 가능성을 나에게 일깨워 줬다. 조선은 처음에는 틀림없이 불쾌감을 주었겠지만, 이를 극복할 정도로 오래 산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로 강한 흡인력을 가졌다"

영국 여행가 겸 작가 그리고 지리학자인 이사벨라 버드 비숍(1831~1904)이 1894년부터 3년에 걸쳐 한국, 일본, 중국을 여행하고 남긴 '코리아 앤드 허 네이버스(Korea and Her Neighbours)'(1898)에 기록한 조선에 대한 인상이다.

개항과 함께 많은 서양인은 미지의 먼 나라 조선을 찾아왔다. 외교관의 아내로 또는 선교나 여행을 위해 조선을 방문한 서양 여성들은 그들이 보고, 만나고, 느끼고, 사랑한 조선과 조선인에 대해 많은 기록을 남겼다. 여행기와 소설, 시와 그림, 사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선 특유의 내밀한 풍경을 그렸다.

송영달 개인문고 전시 사진출처 뉴시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이 10일부터 6월5일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송영달 개인문고 설치 특별 전시 '조선을 사랑한 서양의 여성들'을 펼친다.

재미학자 송영달(미국 이스트 캐롤라이나 대학) 명예교수가 30년간 수집한 책들로 구성됐다. 1960년 미국 유학 후 송 교수는 한국에 대한 서양 사람들의 인식을 궁금해했다.

헌책방을 찾아다니며 먼지 묻은 책들 속에서 한국 관련 희귀 고서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책이 300여 권. 지금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전시는 송 교수가 모은 1883년부터 1950년까지 조선을 찾아온 서양 여성들이 남긴 여행기, 소설, 시와 그림, 사진 등을 보여준다. ▲조선을 보다 ▲조선을 담다 ▲조선을 그리다 ▲조선을 읊다 ▲조선을 쓰다 ▲조선에 살다 ▲그리운 금강산 등 근대 시기 한국을 7개 테마로 구성했다.

송 교수는 조선의 모습을 가장 많이 그려낸 서양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번역서명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2006·책과함께)), 서울시 종로구 행촌동에 자리한 아름다운 서양식 저택 '딜쿠샤'(힌두어로 '기쁨')의 여주인, 메리 테일러의 '체인 오브 앰버(Chain of Amber)'(번역서명 '호박목걸이'(2014·책과함께)) 등을 번역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엘리자베스 키스를 비롯해 릴리언 메이 밀러 등 한국을 소재로 그림을 그린 여러 화가의 작품을 수집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번 특별전을 앞두고 '송영달 개인문고'를 비롯한 관련 자료를 조사한 결과, 1883년부터 1950년까지 70여 년간 60명에 달하는 여성 저자들이 80여 권에 이르는 한국 관련 저술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당시 서구인들의 식민주의, 제국주의적 관점에서 빚어진 왜곡된 시선도 일부 없지 않으나 근대 한국사의 참모습을 거울처럼 비춰 볼 수 있는 소중한 기록들"이라고 전했다.

서양 여성으로 개항기 조선을 처음으로 찾은 것으로 알려진 로즈 푸트(?~1885)부터 한국 최초의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1858~1916) 부부의 첫째 딸 앨리스 아펜젤러(1885~1950), 제중원의 부인과에서 명성황후 시의로 활동했고 훗날 연희전문학교 교장을 지낸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1851~1921)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개항기부터 6·25 동란까지 근대 조선을 보고, 담고, 그리고, 읊고, 쓰고, 살았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서양고서와 그림 등 관련 자료 150여 점을 통해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조선을 읊다'에서는 조안 사벨 그릭스비가 쓴 '랜턴스 바이 더 레이크(Lanterns by the Lake)'에 수록된 조선에 대한 시 중 '더 아일랜드 오브 제물포(The Islands of Chemulpo)' 등 등이 번역 소개된다. 당시 이미 일본을 넘어 영국과 미국 등이 매혹됐던 금강산에 대한 기록과 그림도 엿볼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당시의 서구인들에게 보편화됐던 백색 우월주의나 비기독교 사회에 대한 근거 없는 비하 의식에 영향을 받은 측면도 일부 있으나 모두 조선과 조선 사람의 다양한 면모를 비춰 주는 소중한 기록들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세계에 비쳤던 그때의 우리 모습을 돌아보고 미래를 기획하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9일 오후 3시 송 교수의 가족,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의 후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을 사랑한 서양의 여성들' 전 개막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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