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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 동원’ 서울대 갈등 최고조.. 총장 사퇴 운동·학보 백지 발행까지
‘물대포 동원’ 서울대 갈등 최고조.. 총장 사퇴 운동·학보 백지 발행까지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3.13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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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김영호 기자]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설립을 놓고 학생들과 학교 측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 11일 본부(행정관) 점거 농성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학교 본부의 '소화전 물대포' 사용 등 폭력적인 행동에 분노한 상황이다. 급기야 성낙인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연서명 운동까지 전개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12일 '성낙인 퇴진 촉구 서울대 학부생 연서명' 사이트를 개설했다. 연서명에서는 13일 오전 6시 기준 2578명의 학부생들이 참여해 그 수가 더욱더 커질 전망이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설립을 반대하던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본관에서 퇴거한다고 밝혔다. 서울대와 총학생회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이날 6시30분부터 직원 400여 명을 투입해 학생들이 점거 농성하던 본관에 진입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물대포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물대포 사용 이유를 "일부 학생이 행정관 재진입을 시도하면서 소화기로 문을 훼손했고, 건물 안에 분말이 분사돼 다수 직원이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며 "일부 직원이 안전을 우려해 물로 분말을 제거하려 시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학생들이 로비를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는 모습. 2017.03.13. (사진=서울대 영상 캡쳐)

학생들은 "학교라는 집단의 최고 운영자로서 성 총장의 운영 능력은 최악"이라며 "구성원들의 권리와 요구를 제대로 경청할 줄도 모르고 소통 능력은 전무한 수준이며 문제 해결의 의지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는 그 무능력함과 의지 결여로 전 국민적 비판을 받아 왔다"며 "국민들 오랜 불만이 폭발해 박근혜는 탄핵됐다. 당신은 정말 이것을 보고 느끼는 바가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이 공동체를 당신과 같은 무능력자에게 맡기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곪아 있던 학내 언론 '대학신문'의 편집권 분쟁도 터져 나왔다. 대학신문은 13일 주간 교수 교체와 편집권 보장을 요구하며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1952년 창간한 대학신문이 1면 전체를 백지로 발행한 건 65년 만에 처음이다.

대학신문에 따르면 학교 본부와 기자단의 갈등은 지난해 10월17일자 신문 발행 과정에서 고조됐다. 기자단 측은 지난해 10월10일 진행된 학생총회와 시흥캠퍼스 본부 점거 이슈가 기사 가치 측면에서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주간 교수가 본부 점거 이슈를 축소하고 개교 70주년 기사 비중을 늘릴 것을 강요했다.

기자단 측은 "이후 주간 교수는 임무를 방임했고 자문위원단도 신문사 기획회의와 편집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직원 채용과 광고 재계약 등도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날 백지로 발행된 신문도 기자단의 사비로 마련됐다.

학생들의 학교 본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난 11일 학교 본부의 무리한 이사 강행으로 학내 여론까지 악화됐다.

본부 측의 행정관 이사 과정에서 본관 점거 농성 중이던 학생들이 건물 밖으로 끌려 나왔고 학생들에게 소화전까지 발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이성적'이라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학교 본부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교수 50여명과 직원 400여명과 함께 행정관 이사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153일째 본관을 점거 중이던 학생들이 본관 밖으로 끌려 나왔다. 그러자 학생들은 오후 3시30분께 본부에 재진입하기 위해 소화기와 렌치 등을 이용해 문을 파손하고 강제로 열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 중 한 명이 본부 내 직원들을 향해 소화기로 분말을 분사했다. 학교 본부 측은 소화전을 이용해 몰대포를 쏘며 맞대응했다.

총학생회는 성명에서 "본부는 사다리차를 동원해 학생들을 압박했고 학사과 문을 부수고 결국 진입을 감행했다"며 "불합리한 대학 본부의 결정에 맞서 투쟁하는 학생들에게 교육의 공간인 대학에서 내려진 조치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학 본부는 물대포, 인권 탄압 등을 자행한 직원, 교수들과 책임자를 반드시 찾아내어 처벌해야 것이며 그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본부 측은 "소화전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문틈으로 물을 뒤집어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밀폐된 공간이 소화기 분말로 가득 차면서 호흡곤란 등으로 신체 손상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153일째 지속해 온 본부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다른 투쟁 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 학교 본부의 폭력성을 부각해 학내 여론을 학생들 편으로 끌어모을 가능성도 크다. 이는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지지세를 확대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총학생회는 내달 4일 학생총회를 열고 향후 투쟁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성 총장 퇴진 운동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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