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유럽 양성평등 전문가들 '일베 여성혐오' 비판.. "표현의 자유 무한대 아냐"
유럽 양성평등 전문가들 '일베 여성혐오' 비판.. "표현의 자유 무한대 아냐"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3.15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강타임즈 김영호 기자] 유럽의 양성평등 전문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 이용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여성혐오가 담긴 게시물을 정당화하는 것과 관련해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한도는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주한EU대표부가 유럽연합(EU)의 후원을 받아 15일 개최한 '온라인 젠더기반폭력 근절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 참석차 한국을 찾은 조엘 이보넷 등(주한 EU 부대사) 5명의 양성평등 전문가들은 지난 14일 프레스센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일베 이용자들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한 질문에 비판했다.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온라인 젠더기반폭력 근절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 기자간담회에서 조엘 이보넷 주한EU대표부 부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일베 이용자들은 여성의 신체 특성 부위 등을 비하하는 글을 무더기로 올리고 여성혐오에 거침없다. 실제 이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김치녀', '된장녀' 등 여성비하의 뜻이 담긴 언어는 일반명사화까지 된 상황이다.

참석자들은 표현의 자유를 사실상 무제한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럽에서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넷 부대사는 "유럽은 표현의 자유가 무한대가 아니다"라며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한도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준이 '증오심을 담고 있느냐'의 문제"라며 "폭력 조장이나 공동체 혐오감을 조장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넷 부대사는 "유럽, 특히 언론이 지난해 각종 여성 혐오발언 어휘를 정리한 사례도 있다"며 "여성에 대한 얘기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인지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 데모스 소셜미디어분석센터 칼 밀러 센터장은 일베에 대해 "반 페미니스트가 모여 자기들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은 서구사회에서도 만연됐다"며 "현재 유럽도 의미를 파악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밀러 센터장은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다르다. 기술적 발전을 못 따라간다"며 경찰 등 공권력이 온라인상에서의 여성혐오 등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커뮤니티가 커져서 다른 커뮤니티까지 오염시키는 이런 것을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온라인 폭력을 막기 위해 도입할 수 있는 기술적 그리고 정책적 이니셔티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여성혐오 글이나 사진, 동영상 문제는 전 지구적 문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해결을 위해 국가, 기업, 사회단체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양성평등연구소의 리스벳 스티븐스 부대표는 온라인 성희롱에 관한 인식 제고 및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벨기에 정부가 학교·기업과 어떻게 협력해왔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범죄학을 전공했다는 리스벳 스티븐슨 부대표는 2년 전 공공장소에서의 여성차별 발언을 범죄로 처벌하는 법이 제정된 것을 소개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이들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며 헌법소원까지 제기했다가 기각된 사실을 알렸다.

리스벳 스티븐슨 부대표는 구체적으로 "공공장소에서 여성차별 발언을 하면 징역 1년이나 1000유로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며 범죄에 해당하는 내용에 대해 "성적 경멸이나 열등감, 성별 때문에 능력 제한을 두는 발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수치심을)식별 가능한 1인 이상이 모멸감 느껴야 한다"며 "공적인 장소에서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국의 한 대학에서 '가장 창녀 같은 사람'을 뽑는 콘테스트가 열렸다며 이 사태로 선출된 여성이 학교를 자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구체적 피해사례까지 전했다.

핀란드 보건복지국립연구소의 한나 온원 휴마 부장은 사이버 스토킹, 복수 포르노(리벤지 포르노) 그리고 몰카 등에 대한 핀란드 정부, 시민단체 대응을 소개했다.

그는 특히 헤어진 연인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온라인상에 배포해 일종의 복수를 하는 리벤지 포르노의 심각성을 주목했다.

한나 온원 휴마 부장은 "이런 문제는 몇 년 동안 익히 봐 왔던 문제이지만 이제 진화하고 있다"며 "몰카, 누드 사진을 뿌려오는 것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제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피해자를 통제하는 도구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직접적 양성평등 외치는 경찰, 검찰, 등이 이런 문제를 잘 이해해야 한다"며 "성폭력 피해자가 기술의 도움으로 목숨 부지하는 경우도 있다. 기술발달을 오히려 피해자 돕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