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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밀문서 공개’ 美 기자 팀셔록 “전두환 5·18 희생자? 말도 안 돼” 비판
‘5·18 기밀문서 공개’ 美 기자 팀셔록 “전두환 5·18 희생자? 말도 안 돼” 비판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4.04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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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김영호 기자] 미국 정부의 5·18민주화운동 기밀문서를 공개한 미국 저널리스트 팀 셔록(66)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자신을 5·18의 희생자라고 표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팀 셔록은 4일 오전 광주 동구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씨의 회고록 내용 가운데 5·18 부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그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쿠데타를 일으켰고 5·18 당시 모든 군인들이 그의 통제 아래 있었다"며 "자신이 희생자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5·18 기밀문서를 공개한 미국 저널리스트 팀 셔록(66)이 광주 동구 금남로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기증한 자료 중 발포 명령권자를 알 수 있는 기록이 있냐는 질문에 팀 셔록은 "(그런)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1980년 5월 (광주에서의)발포 명령은 당시 (모든 정황을 볼 때)한국 군부 내에서 결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1980년 5월 당시 미국 기록 문서를 살펴보면 '한국은 현재 통재 불능의 상태다. 위험한 상황이다' 라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며 "미국 정부는 '5·18을 군사적 개입이 필요한 내부로부터의 위협'으로 봤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이렇게 인식하도록 한 것이 한국의 군부인지, 그렇다면 군부가 미국에 어떻게 상황을 설명했는가를 밝히고 싶다"고 강조했다.

계엄군의 헬기 기총 소사에 대한 기억도 얘기했다.

팀 셔록은 "제가 갖고 있는 (1980년)5월21일자 문건에는 헬기 기총소사 관련 내용이 없지만 1981년 다시 광주로 돌아와 5·18 때 많은 부상자들을 수술했던 의사를 만났다"며 "그 분을 통해 헬기 사격 총상을 입은 부상자들을 치료했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가 자신의 경험을 자세히 묘사해 미 대사관에 긴 내용의 보고서를 써 보냈지만 무시당했다"며 "그 보고서가 기증한 문건에 들어있다"고 전했다.

팀 셔록은 지난 1월 광주시에 기증한 '체로키 문서' 등 59개 기밀문서(3530쪽 분량)를 중심으로 한 앞으로의 연구계획도 밝혔다.

5월 말까지 두 달 동안 광주에 머물게 될 그는 기밀문서 전체에 대한 전반적 검토와 사건일자별, 시간대별 분류와 정리 작업, 문서 해제(解題) 작업 등에 대해 소상히 밝힐 계획이다.

또 '국무부 관측통의 광주 상황 보고서' 등 미국 정부문서와 5·18 실제 사건에 대한 대조 분석, 주요 쟁점에 대한 토론에 대해서도 소개할 예정이다.

팀 셔록은 "제가 가진 문서들을 현재 한국의 상황들과 연결시켜 살펴볼 것"이라며 "입수할 당시 별로 중요하지 않던 문서들이 지금 다시 보면 중요한 문서가 돼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군부가 군사력을 사용해 5·18을 강제로 진압할 수 있도록 미군 정부가 왜 허용했는지를 밝히고 싶다"며 "제가 기능한 문건에는 검정 색으로 칠해 삭제된 곳이 있다. 삭제 부분이 없는 완벽한 기밀 해제 문서를 가지고 있다. 이 내용의 기밀을 해제하는 작업도 앞으로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팀 셔록은 1주일에 1차례씩 5·18 연구자와 5·18 관련 단체·기관, 기자, 시민사회 관계자 등과 토론할 계획이다.

연구계획서 중간보고서는 오는 28일, 연구결과 공개는 다음달 25일, 최종보고서 초안 제출은 다음달 29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팀 셔록은 1980년 5·18 당시 미 국무부와 주한 미 대사관이 주고받은 비밀전보를 1996년 공개해 숨겨졌던 진실을 규명하고 미국정부의 역할을 밝혀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공개한 체로키문서는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뒤 당시 미국 카터 대통령이 한국 상황을 주시하기 위해 극소수 관리들로 구성된 체로키 팀이 서울 주재 미 대사관 등과 교신하며 회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기자회견장을 방문한 윤장현 광주시장은 "의미 있는 협업이 이뤄지길 바란다. 오월의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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