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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놈이 그놈이다
[기자수첩] 그놈이 그놈이다
  • 윤종철 기자
  • 승인 2017.09.25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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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그놈이 그놈이다' 매번 선거 때만 되면 들려오는 말이다.

매번 새로운 공약을 내놓고 새 정치를 장담하지만 내 계파, 내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 총질을 해대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 무한 반복되면서 나오는 국민들의 한숨이다.

문제는 이같은 모습이 정치권 뿐만 아니라 행정, 사법 분야에까지 어느 샌가 옮겨 갔다는 점이다.

지난 10년 동안 정치권에만 있다고 생각했던 ‘그놈’은 이제 경제, 사회, 문화 등을 가리지 않고 이미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촛불 혁명을 거치며 드러난 세월호, 블랙리스트, 국정원 댓글, 방산비리 등 민관학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그놈’이 모습을 속속 드러냈다. 국민들의 피맺힌 절규가 적폐(그놈) 청산에 집중되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오늘(25일) 임명된 김명수 대법원장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부산출신의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조계 안팎에서 파격인사로 꼽히며 사법 개혁의 적임자로 화자되고 있다.

진보성향의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전력과 전교조에 대한 합법지위 노조 유지 판결 등을 볼 때 문 대통령의 기치를 내건 사법개혁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이보다 김명수 대법관 임명이 갖는 중요한 의미는 ‘기수 파괴’라는 점에 있다고 본다.

신임 김명수 대법관은 양승태 대법관의 사법연수원 13기수 후배로 대법관 9명보다 기수가 낮다. 이는 지난 10년간 뿌리 내린 적폐 세력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 토양을 그대로 걷어내 버렸다. 김명수 대법관의 임명 자체로 이미 사법부 개혁은 시작된 셈이다.

오늘 김 대법관도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첫 출근’하자 마자 사법부 블랙리스트 재조사 여부에 대해 “당장 급하게 결정해야 될 문제”라며 “오늘부터 먼저 논의하겠다”고 밝히며 적폐에 대한 이빨을 드러냈다.

이제 개혁을 위한 모든 토대는 마련됐다. 드러낸 이빨을 어떻게 사용할 지는 김 대법관에게 달렸다.

촛불로 이뤄낸 혁명, 국민들의 울부짖음이 또다시 ‘그놈이 그놈’이라는 한숨으로 바뀌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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