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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국립국어원 무차별 신어 등록”... ‘외래어’부터 ‘성차별’까지
오영훈, “국립국어원 무차별 신어 등록”... ‘외래어’부터 ‘성차별’까지
  • 윤종철 기자
  • 승인 2017.10.09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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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윤종철 기자] 한글날을 맞아 국립국어원의 고민과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5년 간 신어 등록 과정에서 국립국어원은 무분별한 외래어부터 성차별적 인식까지 무차별적으로 신어를 등록해 왔다는 주장이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국립국어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2012~2016년 신어등록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등록된 신어는 총 2047건으로, 이들 중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는 총 107건이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성별을 바꿔도 적용할 수 있는 표현임에도 '○○남'·'○○녀' 등 특정 성별로만 등록됐으며, 양성을 같은 해에 동시 등록한 경우는 돌직구남-돌직구녀(상대방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거나 행동함), 잉여남-잉여녀(결혼 적령기에 배우자를 찾지 못함) 등 8건에 불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제주시 을·원내대변인) 의원 (사진=뉴시스)

같은 의미가 다른 해에 각각 따로 등록된 경우는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2014년)-뇌섹녀(2015년), 요섹남(요리를 하는 섹시한 남자·2015년)-요섹녀(2016년) 등 2건이었다.

비슷한 의미가 각각 따로 등록된 경우는 혼자남(혼자 사는 남자·2013년)-혼사녀(혼자 사는 여성·2016년) 1건이다.

특히 남성을 지칭하는 단어는 열공남(열심히 공부하는 남자)·캐훈남(최고로 멋진 남자) 등 생활 형태나 긍정적인 이미지 표현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는 외모를 비하하거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다는 것이 오 의원의 설명이다.

화떡녀(화장으로 떡칠한 여자)·크로스라인녀(얼굴 양쪽의 광대와 코를 잇는 선이 아름답게 대칭을 이뤄 이목구비가 조화롭고 자연스러운 얼굴선을 가진 여성) 등이 대표적이 예다.

오 의원은 또 국립국어원의 표준어 등록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성소수자'라는 단어는 1990년대부터 사용됐지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미등록된 상황이다. 이미 널리 사용되는 '이주노동자', '발달장애', 퀴어', '트랜스젠더'도 역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신조어의 무분별한 신어 등록도 지적을 받았다. 국립국어원은 특정 기간 특정 매체에 3회 이상 출현한 단어를 수집해 비속어나 사회통념상 부정적인 어휘,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어휘 등을 탈락시킨 후 신어 등록을 진행한다.

이같은 과정으로 등록된 신어에는 '개노답(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거나 아예 없음)·개노잼(아주 재미가 없음)' 등 비속어로 '개'가 활용되는 경우를 거르지 않은 단어를 그대로 등록했다.

또한 '마이크로어그레션(타인에 대한 미묘한 차별)' 등 영문 뜻을 알지 못하면 사용하기 어려운 외래어나 '스테디곡(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인기가 있는 노래)'·'부모러브족(부모와 여행이나 쇼핑 등을 함께하는 사람)' 등 단순 조어 등도 신어로 등록됐다.

오 의원은 "언어는 정신과 문화를 담는 그릇으로 공공언어를 개선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라며 "외래어를 무차별적으로 신어로 등록하는 것도 문제다. 오늘이 한글날인 만큼 국립국어원의 고민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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