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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인터뷰] 정원오 성동구청장 “2년 간의 젠트리피케이션 실험 속에서 ‘희망’을 봤다”
[한강T-인터뷰] 정원오 성동구청장 “2년 간의 젠트리피케이션 실험 속에서 ‘희망’을 봤다”
  • 윤종철 기자
  • 승인 2017.11.17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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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성동구청장

[한강타임즈 윤종철 기자]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내몰림 현상)을 피하기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이 눈물겹다. 수십년 동안의 노력 끝에 겨우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켰지만 정작 외지인이 건물을 고가로 매입하고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그간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이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마땅히 없다는 점이다. 어떤 정책을 써도 여전히 임대료는 치솟고, 원주민들은 눈물을 머금고 삶의 터전을 떠나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성공적인 정책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이런 가운데 성동구가 내놓은 지난 2년간의 성과는 무척이나 놀라웠다. 성수동 일대 지속가능발전구역의 임대료 인상률이 전년대비 13.9%나 뚝 떨어졌다. 모든 지자체의 관심이 성동구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욱 놀라운 점은 지난 2년 성동구가 추진해온 정책이 그리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하고 건물주와 임차인과의 상생 협약인 ‘임대료 관리 지침’을 만들고 실제로 둥지 내몰림을 당할 우려가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단기ㆍ장기 안심상가’를 도입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 정책은 다른 어떤 정책보다도 효과적이었다. 지난 2년 동안의 실험 무대에서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난 2년 동안의 젠트리피케이션 실험을 통해 긍정적인 ‘희망’을 봤다”며 “앞으로 중앙정부와 국회에서 법제화를 통해 행ㆍ재정적 둿 받침만 된다면 젠트리피케이션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정 청장이 지난 2년 젠트리피케이션 대책 추친 과정에서 보았던 희망이 무엇이었는지 자세히 들어 봤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Q. 지난 2년 추진해온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젠트리피케이션’ 정책이라고 하면 매우 복잡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저희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아주 간단하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와 임대료 관리 지침, 안심상가 3가지다.

먼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는 이 현상이 일어났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지정하고 구역내 주민이 협의체를 구성해 주민이 직접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다.

지난 2년 서울숲길과 방송대길, 상원길 3곳을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시범 지정해 건물주와 임차인, 지역활동가, 직능단체장 등 20여명의 주민 협의체가 이 조례를 주도적으로 실행하도록 했다.

주요 내용은 지정한 ‘지속가능발전구역’ 내 임차인 보호와 신규 입점업체 심사, 지속가능발전구역 추진사업관련 협의 등이 그것이다.

특히 조례에는 상권이 발전함에 따라 대형 프랜차이즈 등이 입점해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데도 중점을 뒀다.

두 번째로 ‘임대료 관리 지침’ 이다. 이는 용적률을 완화해 주는 대신 임대료를 안정시키는 이행 협약이다.

앞서 지난 2015년 12월부터는 지역상권 안정화를 위해 건물주와 임차인, 성동구가 상생을 약속하는 자율협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성수동 지역의 건물주 255명 중 163명이 동참해 뜻을 모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둥지 내몰림을 당했거나 당할 우려가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단기ㆍ장기 안심상가’다. ‘안심상가’는 공공이 일정 공간을 매입해 임차인들에게 적정한 임대료로 임대공간을 공급해 안심하고 장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간이다.

단기 안심상가는 최대 2년간 영업할 수 있으며 점포 4개소(전용 7~13평)를 조성해 입주신청자를 수시 모집했다.

장기는 최장 10년까지 영업할 수 있도록 한 정책으로 현재 지하1층, 지상8층 6920㎡ 규모의 건물을 신축중이며 내년 4월 이후 입주할 예정에 있다.

특이 성수동 지역에 많이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에도 건축물 높이를 완화를 통한 용적률 인센티브 부여로 공공안심상가를 공공기여 받고 있다. 현재까지 9개소 1968㎡를 확보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할 계획이다.

Q. 지난 2년 이같은 젠트리피케이션 정책 수행으로 얼마나 성과가 있었나.

내부적으로 많은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다. 지난 7월 조사결과 성수동 일대 지속가능발전구역의 임대료 인상률이 지난해 17.6%에서 올해 3.7%로 13.9%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상생협약을 체결한 건물의 경우 임대료 인상률이 지난해 15.6%에서 올해 2.8%로 1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민협의체 구성과, 상생협약체결 등으로 인한 주민공감대 형성도 큰 성과다. ‘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는 마을을 이루며 산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 이런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인식 확산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폐해와 문제 해결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확대됐으며 우리구의 정책 노하우로 전국 47개 지자체와 관련기관에 전수한 것도 성과다.

다만 조례를 만들고 2년이 되어가지만 아직까지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고 있어 인프라 구축, 재정지원, 세재감면 등을 지원 하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성동구가 건물주, 임차인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상생 협약을 맺고 있다. 이 협약은 용적율을 완화해 주는 대신 임대료를 안정시켜주는 이행 협약이다. 현재 성수동 지역의 건물주 255명 중 163명이 이같은 협약에 동참하기로 했다.

Q.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성수동카페거리에 대한 임대료 상승률을 지적했다.

전국의 젠트리피케이션 발생지역의 상가임대료 상승에 따른 해결을 위해 특별법 제정과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개정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를 불러오는 기사내용이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성수역 3번 출구 수제화거리 일대를 성수동 카페거리로 보도했지만 사실 이곳은 음식점, 회사, 공장, 사무실 등이 혼재돼 가페거리라 부르기엔 아직은 이른감이 있다. 이 일대는 현재 빈 공장을 갤러리와 카페로 변모시키고 있는 중이다.

또한 기사내용 중 임대료상승률 1위로 보도한 성수동카페거리의 표본추출 값은 그 이면 골목의 점포 4~5개에 불과한 것으로 사실상 이 지역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

업종도 카페만이 아닌 음식점, 사무실, 꽃집, 피혁, 구두 부자재를 판매하는 곳 등 다양했다.

특히 뒷길은 5년 전에 비해 임대료가 전체평균 평당 9만~10만원 선으로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 이슈지역 중 평당 평균 12만원으로 낮은 임대료 지역인 서촌에 비해서도 3만원이 더 낮다.

다만 지식산업센터가 신축 중에 있어 추후 준공이 되면 대규모 상업자본이 들어올 우려가 있어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예컨대 프랑스 파리시처럼 보호상업구역으로 지정해 소상공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본다.

부탁하고 싶은 점은 이처럼 언론이나 국토교통부 등에서 민감한 임대료 상승률과 같은 지표를 공표하면 오히려 임대료 상승을 부추기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으니 가급적 대외적으로 민감한 지표를 공표하는 것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국회를 방문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범 개정 등을 촉구하는 성명발표를 하고 있다. 정 청장은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구의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대책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법, 제도적 체계가 이뤄진다면 정책적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Q. 성수동 처럼 지가와 임대료가 이미 고점에 이른 상권에서는 임대료 안정이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맞다. 성수역 주변의 상권은 대형 상업자본 유입과 기획부동산의 부추김, 지식산업센터 신축 등으로 지가가 상승하고 임대료가 대폭 상승할 우려가 있어서 사실상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의 환산보증금액 규정과 재계약시 임차료 인상률 9% 이내의 제한규정 만이라도 조속히 개정한다면 적어도 소상공인들의 둥지 내몰림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다.

그래서 우리구가 2년 이내의 단기 안심상가와 5년 이상의 장기 안심상가를 운영하는 것도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책이다. 둥지내몰림을 당하거나 당할 우려가 있는 임차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Q. 국가적인 차원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있다면.

사실 우리 구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추진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중앙정부와 국회의 법ㆍ제도적 체계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이는 어떻게 보면 우리 구의 정책도 미봉책에 그칠 우려도 있다.

조속히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 특별 법안을 통과시켜 제정해야 된다. 또한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령도 조속히 개정해서 환산보증금 한도액 초과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한다면 지자체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정책적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소개
윤종철 기자

정치부 (국회-서울시)출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