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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수능 다음날인데’ 고3학생들, 여전히 공부 중.. "조금만 더 힘내자"
‘원래 수능 다음날인데’ 고3학생들, 여전히 공부 중.. "조금만 더 힘내자"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7.11.17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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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원래대로라면 수능 다음날이었던 17일, 가채점 확인 후 비어있어야 할 교실은 학생들로 차 있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 교실은 실제 시험장과 비슷했다. 수능 시험 대형처럼 7~8개 책상을 한 줄로, 5개 줄로 책상들이 배열돼 있었다. 수능 날을 대비해 2개월 가량 유지됐던 대형이었다.

학생들은 교복 대신 체육복 바지와 두꺼운 점퍼를 입었다. 실제 수능 고사장에서 복장 규정이 없다는 점을 고려한 학교 측의 '배려'였다.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교실에서 고3 수험생들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수능은 오는 23일 치러진다.

교실과 복장은 시험장 속 모습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학생들의 표정은 수능을 끝낸 듯 밝았다.

오전 10시10분께 담임선생님이 없는 교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기도 했다.

이후 각 반에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자 학생들은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배포된 모의고사 문제지를 푸는가 하면 풀이 흔적이 빼곡한 시험지를 반복해서 보기도 했다. 해설이나 답을 보지 않고 반복해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맞았는지 틀렸는지 여부만 표시한 문제집을 꺼내 연습장에 다시 문제를 푸는 학생도 있었다.

옆 친구에게 자신이 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상의하거나 담임교사에게 손을 들어 문제를 고민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변 소음이 신경 쓰이는 학생들은 주황색 귀마개나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턱을 괸 채 문제지를 뚫어져라 쳐다보거나 샤프를 돌리며 문제를 고심하기도 했다. 가끔 고개를 들어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일주일 늦춰진 수능에 학생들은 여전히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한 학생은 "어제까지만 하면 끝이라 생각했는데 일주일 더 해야 한다니 너무 진이 빠졌다"면서도 "오늘도 6시에 일어나 학교에 왔다"고 토로했다.

등교 시간이 오전 8시인데도 불구하고 오전 11시가 다 돼서 학교에 모습을 드러낸 학생도 있었다.

본관 입구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던 학생부 소속의 한 선생님은 미소를 머금은 채 "왜 지금 오는 거냐"며 야단을 쳤다. 선생님에게 가벼운 야단을 맞은 학생도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웃음을 머금은 채 학교로 들어갔다. 해당 선생님은 "뭐 이제 수업도 끝났고 수능만 남은 것 아니냐"며 "학생들에게 크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훈 경복고 교감은 "원래 가채점을 한 후에 오전 중 다 집에 보내는데 수능을 안 치렀으니 다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다음 주로 예정돼 있었던 기말고사까지 한 주 미뤄져 11월까지는 수험생들이 계속 학교에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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