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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해경파출소 75곳 전용 계류장 없어"..민간과 '공동사용'
"전국 해경파출소 75곳 전용 계류장 없어"..민간과 '공동사용'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12.07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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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김영호 기자] 긴박한 해상 구조 상황 발생시 초기 대응 업무를 담당하는 해경 파출소는 전국에 95곳이 있지만 신고를 받고 즉시 구조보트가 출항할 수 있는 전용 계류장을 갖춘 곳은 2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경이 전용 계류장 확보를 위해 예산을 꾸준히 신청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7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민간 어선 등과 공동으로 계류장을 사용하는 해경 파출소는 이번 낚싯배 전복사고 당시 초동 대응 지연 논란을 일으킨 영흥파출소 등 전국적으로 72곳에 달한다. 이번 사고와 유사한 해상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초동 대응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인천 해경 영흥파출소 계류장은 간조 때가 되면 안쪽보다 바깥쪽이 낮아 긴급 출동을 위해 구조보트를 바깥쪽에 계류할 경우 보트 바닥이 갯벌에 박힌다. (사진 제공 = 해양경찰청)

이번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최초 신고시각은 지난 3일 오전 6시5분.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6시42분. 1분 1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에서 신고부터 사고 현장 도착까지 무려 37분이나 소요됐다.

출동지시를 받은 영흥파출소 직원 3명이 계류장에 도착했지만, 구조보트가 민간어선 7척과 함께 계류돼 있어 이를 이동시키는 데만 총 13분이 소요됐다. 결국 구조보트는 오전 6시26분에야 출항했다.

특히 영흥파출소가 사용하고 있는 민간 계류장은 바다에서 조수가 빠져나가 해수면이 가장 낮아진 상태인 간조가 되면 안쪽보다 바깥쪽이 낮다. 이 때문에 구조보트를 바깥쪽에 계류할 경우 배가 땅바닥(갯벌)에 박혀서 사실상 출동이 불가능하다. 

이에 해경은 지난 2013년부터 해경 전용 계류장을 마련하기 위해 본격적인 예산 확보에 나섰지만, 제때 반영되지 못했다. 해경은 2013년 해경 전용 계류장 2곳을 짓기 위해 2억5000만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1억1000만원 확보에 그쳤다.

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해체 후 국민안전처로 편입된 해경은 5억5000만원의 전용 계류장 마련 예산을 신청했지만 한 푼도 반영되지 못했다. 이후 ▲2015년 12억원 ▲2016년 12억원 ▲2017년 28억원을 신청했지만, 이 역시 반영되지 못했다. 내년에 13곳에 전용 계류장을 마련할 예산 30억을 신청했지만, 이 마저도 19억5000만원만 배정 받았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배천직 행정학 박사는 "이번 낚싯배 전복사고로 우리나라의 해상 구조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해경만 욕할 것 아니라 누가 이렇게 열악한 해상 구조 여건을 만들었는지 우리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박사는 이어 "구조보트에 레이더가 없고, 즉시 출항이 가능한 해경 전용 계류장도 없고, 해양특수구조단이 있어도 신형 선박이 고장이 나서 현장 투입이 안 되고, 인력과 예산 확충 요청에 정부가 확고한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이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해경으로 거듭나려면, 예산을 결정하는 정부, 국회가 앞장서야 하는 것은 물론 국민 모두가 이제는 나, 우리 가족, 우리 이웃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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