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불구경만 해놓고 뭘 잘해” 싸늘한 시선에 고개 떨구는 소방관들
“불구경만 해놓고 뭘 잘해” 싸늘한 시선에 고개 떨구는 소방관들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12.26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강타임즈 김영호 기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이후 시민들의 싸늘한 시선에 소방관들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25일 늦은 밤 동료 구급대원들과 밤참을 들기 위해 한 야식집을 찾았던 소방관 A씨는 술을 마시던 옆 테이블 손님들과 시비가 붙을 뻔했다.

한 취객이 국수를 먹고 일어서는 A씨 일행을 향해 손가락질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A씨가 손가락질하는 취객을 쳐다보자 이 취객은 "뭐 잘한게 있다고 쳐다봐"라고 소리를 질렀다.

취객의 일행도 "불구경만 하다가 애먼 사람들 다 잡아 놓고 국수가 넘어가나"라고 거들었다. A씨와 구급대원들은 고개를 떨군 채 황급히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21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 당시 진화에 나섰다가 밖으로 나와 장비를 정비하는 한 소방관의 방화복이 온통 시커멓게 그을려 처참했던 현장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1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 당시 진화에 나섰다가 밖으로 나와 장비를 정비하는 한 소방관의 방화복이 온통 시커멓게 그을려 처참했던 현장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내근직인 소방관 B씨 역시 휴무일에도 자랑스럽게 입고 다녔던 제복이 요즘은 부담스럽다.

B씨는 "어떻게 했길래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나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듣는 이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방관들은 악성 댓글로도 상처를 받고 있다. 한 누리꾼은 화재참사 관련 기사 댓글에 “소방관들 하루 종일 한가롭게 놀고 있더라. 소방차가 물이 안 나오는지 점검도 안 했냐”며 근거 없는 비난을 늘어놨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소방관 ××××”, “물만 뿌리다가 질식사로 다 죽여놨네”등 도넘은 비난이 들끓고 있다. 

충북 제천 화재 참사 현장에서 인명 검색을 하고 나온 한 소방관이 언 손을 핫팩으로 녹이고 있다.
충북 제천 화재 참사 현장에서 인명 검색을 하고 나온 한 소방관이 언 손을 핫팩으로 녹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사고당시 신고 3분여 만에 중앙119 안전센터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해 진화와 구조 작업을 진행했고, 5분 뒤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소방서장 현장지휘 체제로 강화하는 등 적극 대응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29명의 희생자 중 20명이 몰린 2층 여자 목욕탕 인명 구조 지연과 굴절 사다리차 고장 의혹 등 초기 대응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한편 이와 관련해 (故) 장경자씨의 남편 김인동씨는 분향소를 찾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유족들은 소방공무원의 처벌이나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