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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자본 없는 자본주의
[신간] 자본 없는 자본주의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07.2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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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이 책에서 언급하는 자본이 없는 자본주의는 무형의 자본주의를 의미한다. 가장 궁극적인 사례로 우리가 늘 이용하는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 페이스북이나 각종 어플리케이션이 다 이에 해당이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형체’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 부의 측정 대상이었던 ‘부동산’을 감정평가할 때에는 공시지가가 얼마인지 등을 따지며 유형 자산을 정확하게 평가했다.

그러나 무형의 자산은 그런 평가 자체가 애초에 불가능하다. 특별히 이러한 자산에 대한 투자는 ‘만질 수 없다’는 게 확실하다. 새로운 과학기술 아이디어에 대해서 투자를 한다면, 신형 제품 디자인이나 신규 비즈니스 모델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이 모든 것은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다. 그것을 이 책에선 ‘무형투자’라고 부른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무형투자의 자산이 유형투자의 자산과 맞먹거나 어떤 경우에는 더 많다는 점이다. 무형 투자가 꾸준하게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과학 기술의 발전과 밀접하다. 우리는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오면서 우버와 같은 서비스가 빛을 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도 우버 같은 공유경제 시스템을 떠올릴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처럼 실시간으로 자기의 위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기기가 있지 않는 한 이는 공상에 그쳤을 것이다. 위치기반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우버도 실현됐다. 결과적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은 무형자산의 증가와 투자를 불러일으켰다.

분명 무형자산의 확산으로 우리 생활을 보다 풍요로워졌다. <배달의 민족>만 봐도 그렇다. 20년 전 그 누가 생각했겠는가. 휴대폰 어플로 배달할 집을 골라서 배달을 하는 시대를. 그러나 이러한 무형자산의 확장이 결코 장밋빛 미래만을 선사하는 건 아니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의 저자들은 무형자산과 불평등의 관계에 대해 집중한다.

요지는 이렇다. 갈수록 무형 집약적이 되고 있는 회사들, 예컨대 네이버나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은 자사의 다른 무형자산, 즉 더 유능한 관리자, 더 뛰어난 영화계 스타, 그리고 더 훌륭한 스포츠 영웅 등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더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게 된다. 회사는 그들을 더욱 철저하게 걸러내고, 일단 자기 직원이 된 사람들에게는 후하게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실제로 2010년에 가장 논란이 많았던 경제 쟁점의 하나는 ‘불평등’이었다. 학계 논문에 따르면 과거 몇 십 년간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졌다. 불평등 확대 원인을 두고 경제학자들은 많은 말을 해왔는데, 가장 두드러진 세 가지는 현대의 과학기술의 향상, 세계화의 확대, 부를 축적하려는 기본 경향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무형자산이야말로 불평등에 더 기여한다고 판단한다. 앞서 말했듯이 무형자산으로 집약된 부는 부를 낳고, 이 부는 유능한 인재들을 스카우트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해간다는 부분에서 그렇다.

또 다른 측면에서도 무형자산이 발생시키는 부의 불평등을 고찰해낼 수 있는데, 무형자산이 증가하면 도시를 점점 더 거주하고 싶은 매력적인 장소로 만든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요 부동산의 가격이 치솟게 되고 이런 종류의 물가상승이 최상층 부자들의 부가 축적된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은 이미 입증이 된 바이다.

이러한 불평등은 한 국가의 정부에 있어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들도 스스로는 아직은 모른다고 말한다. 그만큼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은 무형자산이 불평등을 일으킨다고 해서 그 투자 자체를 억제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각국의 고민도 그만큼 깊다. 

책은 무형자산이 근본적으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형 집약적 경제가 유형 집약적 경제와 얼마나 다른지를 설명하고 있다.

대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무형자산의 개념뿐만 아니라 그것이 일으키는 신화와 폐해를 냉철하게 분석한다는 점에서 시대 흐름에 열린 시각을 선사한다. 

조너선 해스컬 ‧ 스티언 웨스틀레이크 지음 / 에코리브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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