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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손해배상 청구소송’ 여성단체 “명예 훼손한 것 본인 자신”
‘고은 시인 손해배상 청구소송’ 여성단체 “명예 훼손한 것 본인 자신”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8.08.23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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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고은(85) 시인이 자신을 대상으로 미투를 폭로한 이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여성단체가 "자신의 위법행위를 덮고 피해자와 증언자를 위축시키려는 2차 가해의 전형"이라며 비판했다. 

350여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구성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미투시민행동)'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 5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영미 시인은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번 재판에는 저 개인의 명예만이 아니라 이 땅에 사는 여성들의 미래가 걸려있으므로,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고은(85) 시인이 자신을 대상으로 미투를 폭로한 이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여성단체가 "자신의 위법행위를 덮고 피해자와 증언자를 위축시키려는 2차 가해의 전형"이라며 비판했다.
고은(85) 시인이 자신을 대상으로 미투를 폭로한 이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여성단체가 "자신의 위법행위를 덮고 피해자와 증언자를 위축시키려는 2차 가해의 전형"이라며 비판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우리사회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무고나 명예훼손 역고소는 늘 있어왔다"며 "고은 시인은 국내·외적으로 갖는 문화 권력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20여년이 훨씬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릴 수 있었다. 그런데 고은 시인은 진심어린 사죄는 커녕 20억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손해배상소송건의 맡은 법원의 '성인지감수성'을 믿고 기대한다. 무엇보다 이 소송을 제기한 고은은 명예훼손을 말하기 전에 피해자들이 겪어온 고통을 헤아리고, 자기 행동에 대한 깊이 반성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문단 내 공고한 권력 구조 속에서 은폐됐던 성폭력의 실상을 말하기로 세상에 드러낸 최영미 시인의 용기는 위대한 행동이었다"며 "최영미 시인의 용기있는 말하기를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라는 것으로 대응하는 것은 악의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 대표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철회돼야 한다. 고은이 명예를 조금이라도 지킬 마음이 있다면, 지식인으로서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이러한 행위는 당장 중지돼야"한다고 말했다.

고은 시인에 대한 미투 폭로는 지난 2월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에서 촉발됐다. 시 괴물은 원로 문인의 과거 성추행 행적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됐으며 'En선생'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고은 시인의 미투 폭로 이후 서울시는 고은 시인의 서재를 재현한 서울도서관 내 전시 공간인 '만인의 방'을 철거했다. 고은 시인도 문인 단체인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직에서 물러났다.

고은 시인은 본인에 대한 미투 폭로와 관련해 의혹을 부인하며 지난달 17일 본인에 대한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영미 시인과 박진성 시인에게 각각 1000만원, 이를 보도한 언론사 등을 대상으로 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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