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신간] 금융의 모험
[신간] 금융의 모험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09.07 0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1789년 조지 워싱턴이 최초로 구성한 미국 정부의 내각은 위태로운 상태였다. 다른 게 아니라 돈 때문이었다. 2018년 세계 최강의 나라로 무역 전쟁을 하고 있는 이 나라조차도 지금으로부터 몇백 년 전에는 심각한 재정난으로 난파선 같은 위기를 맞고 있었다. 그래서 재무부가 설치됐는데, 재무부 장관으로 지명될 사람의 어깨는 대통령만큼이나 무거운 상태였다.

조지 워싱턴은 금융인인 로버트 모리스에게 이 일을 맡겼다. 모리스는 자수성가한 성공가였는데, 애국자였고 워싱턴에게는 ‘혁명의 금융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모리스는 미국 건국 초창기에 근대적 경제에 가장 밝은 인물이었으나, 워싱턴의 제의를 사양하고 말았다. 다른 이유보다, 돈 때문이었다. 그는 독립전쟁을 치르느라 재산을 많이 사용했고, 그 재산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집중을 해야만 했다. 최고의 공직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켜야 했던 재산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모리스는 큰 배팅을 했다. 재산을 회복하는 일에 성공을 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말이다. 그의 북미토지회사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토지 신탁이었는데, 이 회사는 워싱턴 D.C.의 40%에 가까운 토지를 소유할 정도로 엄청난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다시 폭삭 망하고 말았다.

그는 여러 사업 파트너에게 이런 저런 사기를 당하면서 채무 이자를 지불하지 못하게 됐고 결국 시골까지 피신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결국 채권자들은 그곳으로 들이닥쳤고, 모리스는 감옥에 들어갔다가 쓸쓸하게 생이 저물고 말았다.

모리스가 남긴 유산은, 파산의 현대적 개념을 전달했다. 

파산법은 일찍부터 논의가 되었는데 1800년에 미국에서는 연방 차원에서 파산법을 통과시켰다. 1800년까지는 차입자가 이자를 갚지 못하면 윤리적 차원의 실패로 간주가 되었고 그래서 감옥에 갔다. 재산 몰수는 물론 형틀에 매달려 욕을 보이고, 신체 일부가 절단되거나,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산법의 재정으로 파산과 결부되는 윤리적 낙인도 점차 경감이 되었다.

1800년의 파산법에 따라 스스로 파산을 하게 되는 길이 열리면서 ‘면책’의 길이 열렸다. 사실, 모리스도 이 파산법 덕분에 그나마 친구가 보내주는 작은 돈에 의지해서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파산법은 현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리와 관계 없이 실패한 자에게도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명분 때문이다. 

이 논리를 우리 삶에 적용한다고 해서 이질적인 것은 없다. 실패는 실패일 뿐이다. 피드백을 받는다면 얼마든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자기 회사를 통째로 놔두고 잘린 스티브 잡스를 생각해보라.

결과적으로 파산법은 이런 교훈을 준다.

“실패를 자책할 일로 여기지 말고, 다시 태어날 기회로 바라보자.”

자본과 금융에는 이처럼 삶의 지혜가 덕지덕지 묻어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미히르 데사이 교수는 이러한 무지와 통념을 깨뜨리기 위해, 인문학의 눈으로 금융을 통찰한다. 수식과 그래프 없이 오직 이야기만으로 금융의 주요 개념들을 이해하는 신선하고 매력적인 지적 향연이 펼쳐진다. <금융의 모험>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하고 가장 잘못 이해되고 있는 분야인 금융에 관해 신선한 관점과 전복적 통찰을 열어 준다. 

미히르 데사이 지음 / 부키 펴냄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