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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오늘도 뻔한 말만 늘어놓고 말았다
[신간] 오늘도 뻔한 말만 늘어놓고 말았다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10.21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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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여기 2명의 사장이 있다. 거래처인 신발 회사의 기념식 축사를 위해 연단에 선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이야기로 멘트를 남긴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초대를 해주셔 감사드립니다. 최근 우리 신발 회사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거래처로서 매우 기쁜 소식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앞에서 잘 이끌어주시는 신발 회사 회장님과 임직원님들 그리고, 가족 일동에게 심심치 않은 격려와 감사를 드립니다. 곧 겨울입니다. 춥겠지만, 우리 신발 회사만큼은 봄보다 더 약동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대로 좋은 이야기를 남긴 A사장. 그러나 딱 거기까지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다. 뒤이어 B사장이 연단에 선다.
 

 

“제 형은 어렸을 때 자전거를 뒤로 타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자동차 바퀴 밑으로 발이 빨려 들어가 장애가 생기고 말았죠. 그래서 사고 후에는 신발을 사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회사에서 만드는 신발을 알게 되었고 저는 형에게 한 켤레 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불편한 발 때문에 좋은 신발을 고르는 데 애를 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여러분들이 만든 신발이 꼭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돕는 사람으로서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이 없을 것입니다.”

기립박수가 터져나올 만한 스피치이다. B사장은 현란한 어구를 사용하지, 어려운 개념이나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지식을 뽐내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고, 그 이야기를 통해 은연 중에 거래처인 신발회사를 칭찬했다. 100점 짜리 연설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그 사람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고, 이런 스피치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지 말고 나와 상대방 사이의 긴밀한 관계, 함께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스피치는 높은 점수를 받고 감동을 준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이런 방식으로 스피치를 해왔다. 그는 남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해서 진심을 전했다.

스티브 잡스가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을 보자.

“첫 번째는 점과 점을 잇는 것입니다. 저는 대학교에 입학한 지 반년 만에 자퇴를 했습니다. 수업에 흥미가 없었고 양부모님이 평생을 바쳐서 모은 돈을 낭비하는 것이 싫었어요. 자퇴한 후에는 학교에 남아서 캘리그라피 수업을 몰래 들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이 수업이 제 미래와 어떻게 이어질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었지요. 이때 배운 캘리그라피는 훗날 매킨토시 컴퓨터의 예쁜 포트를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점과 점은 반드시 이어져요. 그러니 여러분도 자신감을 갖고 마음의 소리를 따라 앞으로 나아가세요.”

스피치 절대 법칙은 ‘설득’의 3대 요소 로고스(논리), 파토스(감정), 에토스(신뢰)를 기준으로 한다. 앞서 살펴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말하기들은 이 기준에 해당이 된다. 

로고스와 파토스, 에토스를 두루 갖춘 스피치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며 여기에 몸으로 표현되는 메시지를 신경 써 말하면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스피치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소니를 퇴직하고 경영 컨설턴트로 독립한 후에 스피치 강좌와 개인 컨설팅을 진행하며 수많은 정‧재계 리더들의 스피치를 지도해온 사람이다. 리더들을 대상으로 강좌 및 강연회 등을 진행하고 깨달은 것들을 저자가 정리한 내용을 담았다. 중요한 스피치를 앞둔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스피치를 마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구체적인 요령과 조언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스피치 실전에 대비하는 실용적인 참고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사키 시게노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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