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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트럼프발 경제위기가 시작됐다 
[신간] 트럼프발 경제위기가 시작됐다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11.03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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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2016년 미국 대선 초반만 해도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당황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생가하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유력한 공화당 내 대선후보들이 ‘술 취한 옆집 삼촌’ 같은 도널드 트럼프의 기세에 나가떨어지는 것을 그들은 지켜봐야만 했다. 견제도 해봤지만 트럼프에게 흠집을 내진 못했다. 이미 트럼프는 많은 역대 대통령 후보 중 그 누구보다도 많은 흠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대중들에게는 그 흠집내기조차 식상했다.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설마하는 사이에 트럼프는 대통령에 덜컥 당선이 되고 말았다. 주류 언론은 트럼프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선 내내 트럼프가 힐러리에게 큰 차이로 패할 것이 틀림없다는 보도를 쏟아냈고, 당선 이후에도 ‘러시아 스캔들’을 포함해 거칠고 오락가락하는 그의 정치 스타일을 놓고 미친 사람 취급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틑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순전히 운이었을까?
 

 

이 책 <트럼프발 경제위기가 시작됐다>의 저자는 트럼프가 당선이 된 것을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라고 분석한다. 트럼프 당선에는 미국의 중하층 백인 노동자 계급의 힘이 컸다. 그들은 그동안 미국 주류 엘리트들이 밀고 있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혜택은커녕 손해만 잔뜩 입고, 불만에 가득 찬 사람들이었다.

신자유주의는 1970년경 인플레이션과 불황이 동시에 찾아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함에 따라 경제학자 프리드만과 루카스 같은 학자가 주창한 경제 원리이다. 완전한 자유주의처럼 정부가 완전히 경제에서 손을 놓는 것은 반대하면서도, 정부의 지나친 간섭을 반대하고 세계화를 표방하는 수정 자유주의 모델이다.

신자유주의자가 주장하는 규제완화의 대상은 자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적용이 된다. ‘다른 나라도 미국과 똑같이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기업이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세계화는 무한경쟁으로 이어진다. 장벽이 무너지고 정부의 진입규제가 풀린다. 민영화가 뒤를 잇는다. WTO와 FTA는 이 신자유주의의 적자(嫡子)이다.

신자유쥬의는 성공한 듯 보였다. 세계 경제가 회복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계층에게만 부를 몰아주는 게 문제가 됐다. 2008년 금융위기로 미국 국민 대부분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이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인 금융자본은 벌은 받기는커녕 오히려 세금을 통해 마련한 공적 자금을 받으며 무사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를 지켜본 중하층 백인 노동자들은 뼈저리게 자신이 소외되었다는 걸 깨달았고, 기성 정치권에서 완전히 등을 돌렸다.

힐러리는 신자유주의의 화신이며 기성 정치권의 대변자였고, 트럼프는 이단아였다. 트럼프는 중하층 백인 노동자들의 가려운 곳을 박박 긁어주었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주면 해외로 나간 미국의 기업들을 불러들이고, 높은 보호무역장벽을 쳐서 일자리를 돌려주겠다고 공언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시대의 바람이 바뀌었다. 신자유주의의 단점이 드러나면서 신자유주의의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시점이다. 문제는 우리다. 트럼프의 정책은 가뜩이나 불황인 한국경제를 더욱 궁지에 몰고 있다. 한국은 이미 주력산업들이 줄줄이 쇠퇴기에 접어들었고 제조업 가동률은 반도체를 빼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산처럼 쌓인 가계부채와 하늘까지 치솟는 부동산 가격도 위태롭다. 트럼프의 압박으로 환율 정책은 제약을 받고 있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니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따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인 점은 기회는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장기불황은 불가피하고 이 불황을 기회로 삼아 한국경제의 뒤틀린 그림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와 함께 개인도 위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미시적관점이 아니라 거시적관점에서 세계경제의 위기를 읽을 수 있다.

정인호 지음 / 메이트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