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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 “위탁모 공식 검증제도 필요”
[인터뷰]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 “위탁모 공식 검증제도 필요”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8.12.16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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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
가난 때문에 아이들 보호 받을 수 없는 환경
복지사각지대 놓인 저소득층 가정 아이위한 체계적 시스템 마련 절실
공공 24시간 위탁가정 발굴에 힘써야

[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최근 사설 위탁모가 생후 15개월 아이를 뇌사상태에 빠뜨려 사망케 하고, 또 다른 생후 6개월 아이의 입을 손으로 막고 이를 사진 촬영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공분을 일으켰다. 해당 위탁모에게 아이를 맡긴 부모들은 아이를 24시간 돌보기 힘들었던 저소득층 가정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이와 관련해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을 강조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

◆ 위탁모 아동학대 사각지대.. 아이 죽음으로 내몰아  

이제 고작 생후 15개월 A양이 싸늘한 주검이 돼 부모에게 돌아왔다. 비극은 올 7월 위탁모 김모 씨(38)의 손에 맡겨지면서 시작됐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평일에도 일을 해야 했던 A양의 부모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김씨를 알게 됐다. 이후 A양의 부모는 평일에는 24시간 운영되는 어린이집에 A양을 맡기고 매달 40만원을 지급하며 주말엔 A양을 김씨에게 보육을 부탁했다.

그러나 김씨는 A양이 설사를 한다는 이유로 열흘 동안 A양에게 하루 한 끼만 주고 때리는 등 학대했다. 폭행으로 뇌사에 빠졌던 A양은 지난달 10일 결국 숨졌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강수산나)는 A양을 학대해 숨지게 하고 또 다른 영아 2명을 학대한 혐의(아동학대처벌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로 김씨를 구속 기소했다.

◆ 저소득층 아이들 안정된 육아환경 마련돼야

A양의 부모는 아이를 위탁가정에 맡기기 전 보건 당국이 운영하는 가정위탁지원센터를 먼저 방문했으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A양의 부모는 아이를 위탁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충족되지 않았던 것이 그 이유다.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의 업무안내서를 보면, 가정위탁 업무 대상 아동의 요건을 ‘보호아동(아동복지법 제3조)’으로 규정해놨다. 만 18세 미만의 아동이며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아동을 학대하는 등 그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거나 양육능력이 없는 경우의 아동이다.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지 못하는 상황은 ‘아동학대’ ‘이혼’ ‘중독’ ‘수감’ ‘질병’ 등으로 제한적이다. 결국 A양 부모의 선택지는 사설 위탁모로 좁혀질 수 밖에 없었다.

공 대표는 “부산에서 이혼한 아빠가 자식을 키우다 학대한 사건이 있었다. 자녀 두명은 각각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녔다. 아이를 맡아줄 곳이 없어 정상적인 직업을 얻을 수 없었다. 그 아빠도 가정위탁 지원센터를 알아봤으나 모두 조건이 충족되지 못해서 안 됐다. 결국 아동학대로 신고가 돼서야 아이들을 시설에 맡길 수 있었다. 젊은 나이로 기초수급자조차 신청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수급자가 되면 아이에겐 좋지만 일정정도의 소득만 해야된다. 그 이상이 되면 탈락된다. 그럼 더 일을 안 한다. 수급자의 요건을 맞추려고 산다. 오히려 더 열심히 살 수 없는 구조가 된다. A양의 부모들도 아이를 고아원에 보냈을 것이다. 최소한 아이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고 본다. 결국 가난 때문에 아이들을 보호 받을 수 없는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 진정한 의미의 위탁가정 발굴 늘려야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에 따르면 위탁가정은 크게 3가지로 나눠진다. 조부모에 의한 양육인 대리양육가정위탁, 조부모를 제외한 친인척에 의한 양육 친인척가정위탁, 혈연관계가 없는 일반인에 의한 양육인 일반가정위탁이다.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가 공개한 위탁가정 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총 9570개의 위탁가정 중 대리양육(조부모에 의학 양육)은 64.9%, 친인척 양육(친인척가정위탁) 27.1%, 일반(일반가정위탁) 8%로 나타났다. 순수한 일반가정에 위탁되는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조손가정과 친인척에게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상황이라면 부모들은 굳이 위탁센터의 문을 다급하게 두드리지 않을 것이다.

공 대표는 “전국 17개 위탁기관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일반가정집에 맡겨져 돌보는 시스템이 아니다. 친인척에게 맡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순수한 제3자의 위탁가정은 턱없이 부족하다.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크는 조손가정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면 아이의 양육비는 보장이 된다. 진정한 가정위탁과는 거리가 멀다. 진정한 의미의 가정위탁 발굴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자격 공식 검증 제도 마련 필요

저소득층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위탁가정에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에는 사설 위탁모의 자격을 인증하는 공식 검증 제도가 없다. 아이들을 운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공 대표는 “민간 위탁모는 인터넷을 통해 알음알음 이뤄진다. 자격검증도 없다. 아이들을 보호할 아무런 장치가 없다. 아이를 맡긴다는 건 집안의 보석을 맡기는 것이다. 이번 괴물 위탁모 사건을 통해 공공으로 24시간 아이를 맡아줄 수 있는 위탁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정부는 출산인구를 걱정할 게 아니라 아이들이 맘 편히 자랄 수 있는 환경자체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위탁가정 발굴도 중요하다.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일 것이다. 엄격한 교육을 통해 가정위탁을 늘리고 종일위탁, 주말, 야간, 주간 등 시간을 세분화해 저소득층 가정들이 언제든 아이를 맘놓고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