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신간]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신간]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12.19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가장 아름다운 문학은 역시 시(詩)로 귀결된다. 시인이 아름다운 언어의 향연을 담아내면 독자들은 아무런 노력 없이 시를 음미하게 된다. 마치 자연의 풍경을 감상하듯 자신만의 상상력과 감성을 동원해 시 위에 살포시 마음을 내려놓는다. 소통을 통해 독자들은 시로써 삶의 의미를 획득한다. 그러니 시를 읽는 행위는 자신의 삶에 글자를 수놓는 다시 시를 짓는 행위로 이어진다. 인생도 시 한편이니.

이렇듯 시의 생명은 시인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다. 독자가 개입해야만 시는 시로서 그 빛을 발광한다. 시를 보면서 독자의 상상력과 감성, 그 생명력이 계속해서 생성될 때 시의 생명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 시의 생명력은 시가 한 번 지어졌다고 해서 불변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모든 예술 작품에 공통적으로 투영되는 법칙이다.

시와 마찬가지로 놀이도 인생의 축소판이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일 수는 없지만, 사람에겐 누구나 어린 시절이 존재하고, 평범한 놀이 속에서 누구나 예술가가 된다.

 

놀이는 예술처럼 자기가 느꼈던 감정을 객관화시켜 구체적인 장면을 연출하는데, 말타기 놀이를 통해 그 의식의 흐름을 살펴보자면, 어린아이의 마음속에 먼저 말을 타는 이미지가 그려지고 아이는 이 이미지에 자신의 정신을 집중한다. 정신을 집중하면 머릿속에 관념이 생기고 그 관념을 실현시키고자 행위가 일어나는데, 이로써 말타기 놀이가 발생한다.

어린아이는 말타기 놀이에만 그치지 않고 분필이나 흙을 이용해 말을 타는 사람을 그리기도 한다. 이 말타기 놀이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모든 행위는 예술가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오롯이 창작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이가 예술이 될 수는 없다. 예술은 놀이에서 비롯된 것은 맞지만 동시에 사회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놀이는 혼자 만족을 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예술은 보는 사람에게 감정과 사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예술은 이미 놀이의 수준을 벗어나 놀이와 상당한 격차를 벌이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다. 

이에 대해 주광첸은 이렇게 말한다. 

“예술의 내용과 형식은 제대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조화가 바로 ‘미’, 아름다움이다.”

동북아를 대표하는 ‘100대 한중일 고전’ <시론> 의 저자이자, 오늘날 중국 현대 미학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미학자 주광첸의 책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가 86년 만에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일본의 중국 침략이 노골화되었던 1932년, 주광첸 선생이 청년들을 위해 쓴 열다섯 통의 편지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는 복잡한 시대 상황에 갇혀 괴로워하는 청년들에게 진심을 담아 인생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광첸 선생은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물을 느끼고 감상하는 자세’를 이야기한다. 사물 하나, 풍경 하나에서도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진한 여운과 다양한 감정을 발견하는 힘. 아름다움이 보이고 느껴지는 경험이 어려 있다.

주광첸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