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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구, 전직원 IP 제출 지시... ‘블랙리스트’ 작성하나
[단독] 중구, 전직원 IP 제출 지시... ‘블랙리스트’ 작성하나
  • 윤종철 기자
  • 승인 2019.03.14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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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직원 특정... ‘인사 불이익’ 불안감 고조
일부 직원들 “박근혜 정권과 다를 바 없다” 개탄

[한강타임즈 윤종철 기자] 서울 중구(구청장 서양호)가 오는 18일까지 부서별 전 직원에게 개별 배정된 IP주소를 제출하도록 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를 통해 구청장 정책에 불만을 표시한 직원들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과 함께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정권과 전혀 다를 바 없다는 개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는 최근 전 직원 80%에 달하는 인사이동과 갑작스러운 구의회 사무국 전 직원 교체, 특히 감시 지시까지 내렸다.

또한 외부에서 국장급 직위와 주요 실무 부서장 등 10여명이 넘는 새로운 외부 인사 영입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구의 이같은 전 직원들의 아이피 주소 요구는 결국 이같은 불만 직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중구청 전경
중구청 전경

본지 취재 결과 중구 감사과는 지난 12일 홍보전산과에 부서ㆍ개인별 할당 IP 제출을 요청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감사과는 이에 대해 “최근 타 지방자치단체 내부게시판에 근거 없는 직원 비방글을 올려 인사 불이익을 당하고 중구에서도 소속 과장에 대한 비방글을 게시한 행위가 발생했다”며 “당사자 특정과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구에 게시된 비방글은 실명으로 게시된 것으로 당사자를 특정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이를 빌미로 전 직원에 대한 감시 체제에 돌입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중구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당시 그 글은 실명으로 게시돼 당사자만 조사하면 될 일이지 전 직원 아이피를 요청할 사안을 아니다”며 “이를 핑계로 최소한 직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감사과가 직원 아이피를 계속 보유함으로써 향후에도 이를 악용할 것은 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는 전 직원 아이피 주소를 요청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익명을 통해 내부 비리 고발자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현 시대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한편 현재 중구는 전화기에도 자동 녹음 기능을 설치한 상태다.

이도 고질 악성 민원인에 대응하고 일부 직원들의 요청이 있어 설치 했다는 이유지만 일단 모두 자동 녹음 기능을 설치한 후 취소 신청을 받는 다는 것은 하위 직급이나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꺼리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반면에 타 지자체들은 직원들의 개인 프라이버시 등을 고려해 고질 민원이나 협박 전화 시 본인이 스스로 녹음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전 직원들의 아이피 주소를 확인해 게시판에 불만 의견을 표시한 직원들을 특정(블랙리스트)하게 되면 녹음 기능을 취소 하지 않은 직원의 경우 통화 내용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는 데 있다.

이를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적폐청산’을 우선 순위로 호소해 온 서양호 구청장으로서는 전 정권을 답습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중구 공무원 노조도 직원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며 규탄 성명도 준비 중에 있다.

한 직원은 “지난 박근혜 정권의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던 사실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며 “지난 정권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길을 우리 구의 집행부가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