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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단독] 신작 '곤(GONE)'으로 돌아온 '수신지' 작가
[한강T-단독] 신작 '곤(GONE)'으로 돌아온 '수신지' 작가
  • 이설아 기자
  • 승인 2019.08.22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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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지 작가

전작 '며느라기'로 2030 여성들의 선풍적 지지 받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플랫폼 통한 신세대 웹툰 방식

[한강타임즈 이설아 기자] 20일,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창비학당에 수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웹툰 '며느라기'로 유명한 '수신지' 작가의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한국여성민우회가 진행하는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빛'이라는 연속강의의 한 꼭지 연사로 등장한 수신지 작가는 자신의 이력을 소개하고 신작 '곤(GONE)'에 대한 독자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며느라기'는 주인공 '민사린'이 결혼 이후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겪는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틀어 약 50만여 명이 팔로우를 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20일 수신지 작가의 강의가 열리는 창비학당에서 진행자가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이설아 기자)
20일 수신지 작가의 강의가 열리는 창비학당에서 진행자가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이설아 기자)
'며느라기'는 주인공 '민사린'이 결혼 이후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겪는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틀어 약 50만여 명이 팔로우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수신지 작가는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SNS에 직접 연재를 한 이유를 "의도한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몇몇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봤으나 '자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당해, 작품 방향을 바꾸기 싫어 직접 올린 것이 뜻밖에 인기를 많이 끌게 됐다는 것이다.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로 사회생활 시작해

처음부터 수신지 작가가 만화를 그리진 않았다. 순수미술인 서양화를 전공하고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수신지 작가는 20대 후반 난소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며 자신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완치 이후 환자들에게 힘들고 아파도 언젠간 건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단 마음에 만화를 그리게 됐고, 익숙하지 않은 탓에 2년이나 걸려 완성한 책이 바로 '3그램'이다.

독립출판인 탓에 돈을 벌거나 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한 뿌듯함을 느낀 수신지 작가는 이후 플랫폼에서 스트리트 페인터라는 웹툰을 한 차례 연재하고, 인터넷을 통해 소재를 얻어 "공감이 매우 가나 공론화를 하기엔 '쪼잔한' 그런 얘기들"을 담은, 며느라기를 기획하게 된다.

며느라기 웹툰 중 일부 (캡쳐=며느라기 페이스북)
며느라기 웹툰 중 일부 (캡쳐=며느라기 페이스북)

며느라기의 성공... 여성주의 작가라는 부담은?

그렇게 연재한 며느라기는 크게 성공한다. 물론 연재 자체로만은 수익이 없었으나, 1인 출판으로 낸 단행본은 7000부가 팔리며 도서 판권을 수출하기도 하고, 전시 및 강연, 캐릭터 사업과 2차 콘텐츠 계약, 상금과 지원금 등을 수령했다. 이후 '노땡큐 : 며느라기 코멘터리' 등의 후속 작품을 내기도 했다.

그렇게 유명해진 과정에서 수신지 작가는 여성주의 작가라고 세간에 인식되기 시작했다. 며느라기 작품 자체가 사회 속 여성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작품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얻은 칭호다.

수신지 작가는 이 같은 얘기에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성 문제를 잘 몰라 여성민우회에서 강의할 줄도 몰랐다"는 그는 "항상 꾸밈없이 솔직하게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할 것"이라며 어떤 압박도 받지 않겠다고 당당히 언급했다.

곤(GONE) 웹툰 중 일부 (캡쳐=GONE 곤 페이스북)
곤(GONE) 웹툰 중 일부 (캡쳐=GONE 곤 페이스북)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곤(GONE)'

신작 '곤(GONE)'은 낙태죄가 여전히 잔존하고 낙태 수술 경험 검사인 'IAT'가 보편화 된 가상의 세상에서 여성들이 겪는 일들을 담담히 그려낸 작품이다. 신작 곤은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오픈마켓 '딜리헙'과 SNS에서의 연재가 병행된다.

며느라기는 이례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아 수익을 얻었지만, 일반적인 웹툰들은 플랫폼의 '허락'이 없다면 연재 기간 내내 수익을 얻을 수 없다. 곤의 새 시도는 이런 웹툰 구조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다.

이 같은 수신지 작가의 시도는 민우회 연속강의의 시도처럼 소수자 혐오를 조장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청정한 콘텐츠'가 살아남는 하나의 훌륭한 모범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우회는 13일 팟캐스트 헤이메이트(윤이나, 황효진)와 20일 수신지 작가의 프로그램일 선진행 했으며, 오는 28일 유튜브 '문명특급'의 재재(이은재) 연사를 초청해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빛' 연속강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