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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20 VS 80의 사회
[신간] 20 VS 80의 사회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9.30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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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미국에서 상위 20%의 가구 소득 총합은 1979년에서 2013년 사이에 4조 달러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위 80%의 소득 총합은 3조 달러가 증가했다. 격차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상위층과 중상류층의 소득 격차도 엄청나지만, 논의의 본질은 1%의 한정적인 슈퍼리치 보단 19%에 달하면서도 공공 담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상류층에 놓여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중상류층 아이들에 대해 ‘특권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들’이라는 말로 운을 뗀다.

“중상류층 아이들은 대게 양친이 있는 안정적인 가정에서 자라고, 부모 모두 교육 수준이 높으며, 좋은 동네에서 살고, 인근에서 가장 좋은 학교에 다닌다. 또 다양한 재주와 능력을 계발하며 좋은 학위와 자격증을 딴다. 중상류층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유리하다.” (p24)

꽉 막힌 계층 간 이동성 ‘부러진 사다리’로 명명되는 사회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의 일뿐만이 아니다. 미국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한 지 오래이다. 

저자의 지적대로 미국의 중상류층은 지위와 부를 기회로 삼아 공평해야 할 시장 기회를 사재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아이가 동문 자녀 우대로 대학에 가거나 연줄로 인턴 자리를 잡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불공정’하지만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기울어진 경기장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으로 불공정의 과실을 배태한다.

 

첫째는 배타적인 토지 용도 규제, 둘째는 동문 자녀 우대와 같은 불공정한 대학 입학 사정 절차, 셋째는 인턴 자리 분배이다. 모두 기득권자를 보호하는 장치이다. 이 같은 기회 사재기 방식은 사회에 당연히 악영향을 끼친다. 기회의 평등의 죽음을 목도할 때 하위권은 그 기회를 얻을 기회마저 포기하게 된다. 끊임없는 무기력이 생산되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누구든 실력을 키우면 ‘아메리카 드림’을 이룰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계급 없는 사회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사회에 사실은 계급 구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불공정으로 인한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인적 자본 육성 과정을 평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먼저는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줄이고 육아 격차를 좁히고, 열악한 학교에서 더 훌륭한 교사가 일할 수 있게 하고, 대학 학자금 조달 기회를 더 공정하게 하자는 것이다.

미국 내 시장 경제 논리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보다 ‘교육’에서 빛을 찾자는 저자의 논리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의 현실에 바라볼 때 가장 근접한 해법이라는 점에서이다.  

저자 리처드 리브스는 최상위 1퍼센트와 나머지 99퍼센트의 대결 구도를 고수하는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상위 20퍼센트, 즉 중상류층(upper middle class)을 중심으로 불평등 구조를 분석한다. 중상류층의 위선적인 태도와 불공정한 행위를 통렬하게 비판하며 불평등 논의의 큰 흐름을 바꾼 화제의 책이다.

리처드 리브스 지음 / 민음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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