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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보이지 않는 이야기 : 보이는 사람들이 알아두어야 하는 시각장애인 이야기
[신간] 보이지 않는 이야기 : 보이는 사람들이 알아두어야 하는 시각장애인 이야기
  • 이설아 기자
  • 승인 2019.11.01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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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이설아 기자]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특별한 공감체험에 관한 책이 나왔다.

신간 <보이지 않는 이야기>는 조현대 작가가 전맹 시각장애인으로 서울에서 살며 매일 부딪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상의 장벽을 비시각장애인 독자들에게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전해 주는 6편의 글을 엮은 책이다. 주민센터에서, 버스와 지하철에서, 도서관과 투표소와 은행에서, 컴퓨터 앞에서 전맹 시각장애인이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시각장애인의 기본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정상 사회로 나아가는 데에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개인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의 부록에는 비시각장애인이 시각장애인을 대할 때 알아두면 좋은 기본 매너가 수록되어 있고 점자 일람표도 실려 있다.

저자인 조현대 작가는 다섯 살에 백내장으로 실명한 전맹 시각장애인이다. 그는 서울맹학교를 졸업했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며, 현재까지 방송 해설위원, 장애인 방송 모니터단, 장애인 편의시설 모니터링 살피미, 시각장애인 연합회 대의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등으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조 작가의 꿈은 모든 장애인이 타인의 동무 없이 온전한 독립적 개체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모두의 기본권이 온전하게 모장되는 ‘정상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선거에서 점자 보조용구에 기입되어 있는 점자 정보가 불완전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후보자의 이름은 점자로 기입되지 않은 채 당명과 번호만 점자로 기입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투표의 종류와 번호만 기입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내용이 잘못 기입된 경우도 있다. 그리고 점자 보조용구를 투표소에서 제때 구비해 두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비시각장애인이 기표대 내부까지 함께 들어가 내용을 불러 주고 시각장애인 대신 기표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 장면을 투표 참관인 앞에서 해야 하니 그렇게 되면 비밀투표가 아니라 공개투표, 대리투표를 하는 셈이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고 신청하면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말을 들어 보면 현장에서 결제한 금액을 본인이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내 카드를 받아 결제하는 사람이 금액을 악의적으로 부풀려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제 내용이라면 휴대폰 SMS 문자로 즉시 받아볼 수 있고 이를 내가 음성 기능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는데도 은행에서는 신용카드 발급을 권하기보다는 안 된다는 말을 먼저 하는 경우가 많아 의아하다.”

상술하듯 이 책에 실려있는 시각장애인의 일상생활을 함께 간접 체험하다 보면, 자신의 자리에서 업무를 할 때 내가 내리는 결정이나, 실무처리 방식을 좀 더 정의롭게 다듬어갈 수 있다. 비시각장애인이 시각장애인의 삶에 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알지 못해 나도 모르게 타인을 향한 차별과 배제에 동참할 수 있는 일들을 미연에 방지해준다. 이 책을 통해 평등감수성과 인권 감수성을 높이고, 내가 짐작하기 어려운 타인의 생활에 대한 상상경험, 공감경험에 함께해보자.

한편 신간 <보이지 않는 이야기>는 오트르랩 출판사의 베러 소사이어티 클럽 시리즈(better society club series)의 첫 번째 도서이기도 하다. 오트르랩은 베러 소사이어티 클럽 시리즈를 타자에 대한 존중, 평등, 공정의 가치가 개인의 자유와 조화롭게 공존하는, 품위 있는 시민사회를 지향하며 자신이 지닌 편견, 불평등성, 불공정성, 비합리성을 발견하고 개선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독자들에게 양질의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연속 기획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조현대 지음 / 오트르랩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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