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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는 과학책으로 세상을 다시 배웠다
[신간] 나는 과학책으로 세상을 다시 배웠다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11.13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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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프톨레마이오스는 천동설을 주장했던 대표 학자로 인류사에 기록돼 있다. 흔히 프톨레마이오스는 편협하고 잘못된 지식으로 무장된 학자의 표본으로 조명되기도 하는데, 당시의 우주관을 보면 그를 욕할 것만도 아니다.

로마 전성기 당시엔 프톨레마이오스가 집필한 <알마게스트>는 우주를 아주 잘 설명한 명저로 읽혔다. 당대의 우주관과 상식은 이 <알마게스트>에서 비롯됐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갈릴레이의 우주관은 어떻게 과거의 상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갈릴레이는 직접 망원경을 만들었는데 네덜란드인이 만든 기존 망원경의 성능을 개량해 배율이 20배인 망원경을 제작했다. 망원경의 용도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다른 물체나 사람을 염탐하는 게 목적이었으나 갈릴레이는 사용법을 바꿨다. 우주를 관측한 것이다.

 

1609년 그는 달을 보았다. 당시 모든 사람들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달의 모양대로 달이 완전한 공 모양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갈릴레이는 달을 관측하고 난 뒤 “모든 천체에 대해 옛날부터 많은 철학자가 믿었던 것과 달리, 달의 표면은 거칠고 울퉁불퉁하며, 높고 낮은 돌출부로 가득 차 있다”고 썼다.

아울러 1610년에는 목성이 위성을 4개나 갖고 있다는 점을 관측했는데, 이는 지구만이 달이라는 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당시의 우주관을 완전히 뒤집는 이야기였다. 지구는 온 우주의 중심이기 때문에, 과거 인식론에 따라 반드시 지구만이 위성을 가지고 있어야 했던 것이다. 

갈릴레이는 관찰 결과를 담은 소책자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를 1610년에 내놓았는데, 이 책은 유럽을 크게 흔들었다. 이른바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시점이 온 것이다.

사실 갈릴레이가 깨고자 했던 것은 프톨레마이오스의 주장이 아니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 그 자체였다. 갈릴레이는 실제로 책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가 틀렸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처럼 당대의 상식을 깼던 과학자의 계보는 이후 뉴턴과 아인슈타인으로 이어진다.

아인슈타인은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에 빛은 운동하는 어느 물체에 대해서도 항상 초속 30만 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린다는 빛의 속성을 연결시켜 특수상대성이론을 만들어냈다. 뉴턴의 운동 법칙 세 가지 역시 갈릴레이의 이론에서 비롯됐다.

인류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갈릴레이는 자신의 저서 <대화>에서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모든 말이 신성불가침의 포고령이 되는 듯, 거기에 맹목적으로 노예처럼 매달리고, 다른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을 책망할 뿐이야. 이런 식으로 연구하려면, 철학자라는 말을 집어치우고 역사가라고 불러야 할 거야. 아니면 암송가라고 부르거나,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이 철학자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빼앗아 쓰는 것은 잘못이야.” (p258)
이 책의 저자는 과학이 ‘나’와 ‘세상’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인문학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고 믿는다. 철학과 역사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과학을 먼저 공부하자”고 권하는 이유다. 저자는 과학을 배우는 일이 “‘나’의 위치를 알고 ‘나’를 낮추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나는 과학책으로 세상을 다시 배웠다>는 문과 출신으로 30년 넘게 기자로 활동하며 문·사·철 관련 책들만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산 한 중견 언론인의 ‘과학책 도전기’이자, 과학책에 입문하려는 독자들을 위한 ‘과학책 큐레이션 가이드북’이다. 

최준석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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