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號 민주당 출항...'민주 대통합' 첫 단추는 어떻게

李 '시스템 공천' 천명으로 공천학살 우려 일축
29일 文 양산 사저 예방으로 당 대통합 첫 행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 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강타임즈 이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가 역대 최고 득표율로 8.28 전당대회라는 첫 관문을 넘었다. 아울러 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 정당'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28일 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이 신임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 최종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 지도부로 사실상 무혈입성했다. 역대 진보정당에서 가장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당 최고위 5명 중 4명이 모두 친명계로 채워지면서 '이재명당' 출범 퍼즐도 완성됐다.

다만 이 대표로선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갈등을 빚었던 친문(친문재인) 등 비명(비이재명)계와의 앙금 해소가 시급하다. 이해관계가 다른 당내 견제 세력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당정(黨政) 난맥상이 이어지면서 169석 거대야당의 물리력이 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비명계의 '탈당→창당'에 따른 '분당 사태'라는 극단적 상황도 가능성에서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 대표는 새 지도부 출범과 동시에 '당 대통합' 기치를 내걸며 포용적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임기 첫날인 2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를 방문할 계획이다. 구 당권파인 친문의 시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당 최고위 지명직에도 수도권 출신이 아닌 호남계 인사를 적극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당 대표 수락연설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선거 과정에 민주당의 본산이라 할 호남의 최고위원 후보가 당선되길 바라지만, 혹 당선되지 못할 경우에는 호남 지역을 포함해서 지방 최고위원 임명을 특별히 고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당 내부 살림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도 당초 '친명 좌장'인 정진석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이 대표는 탕평 인사의 일환으로 비명계 인사의 요직 차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당내 일각의 '공천학살' 우려를 일축하며 비명계에 대한 2024 총선 공천 지분을 약속했다. 당헌 제80조 개정 논란 등으로 내홍의 불씨가 남은 만큼, 이를 불식시키며 당 통합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여전히 친문 등 일각에선 이 대표의 '시스템 공천' 약속에 의구심을 거두지 않는 시선도 엄존한다. 이에 이 대표가 당 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민주당 새 지도부의 안착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