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평→尹대통령 '이준석 포용' 제안에 "尹정부와 방향성 달라" 선 그어

"끌어안는다고 끌어 안김 당할 사람이 아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오찬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강타임즈 이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정계 입문을 도운 신평 변호사가 윤 대통령에게 '이준석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조언한 데 대해 "제가 끌어 안김을 당할 사람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신 변호사는 전날(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준석 세력에게도 발탁의 기회를 주어 그들을 가급적 국정의 테두리 안으로 포섭하면 좋겠다"고 윤 대통령에게 비윤(비윤석열)계 포용을 제언한 바 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 "(신 변호사는) 언제는 이준석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이준석을 끌어안아야' 이러고 있다"며 "생각을 잘못하고 계신 게 이게 피동적인 관계가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윤석열 정부가 행동하는 방향성이 일치한다고 그러면 저는 칭찬한다. 지금은 완전히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윤석열 정부가 나가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비판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게 중요한 것이지 누가 누구를 끌어안아서, 누가 누구를 당기지 않아서, 누가 누구를 밀쳐내서 그런 상황이 나오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만약 주변 인사들에게 입각 제안이 왔을 경우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신뢰의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제 주변에 누가 그런 기회를 얻었다고 했을 때, 저는 '당신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마련되었을까' 이런 얘기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예를 들어 장관이 얼마나 책임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느냐, 예를 들어 누군가가 저출산 위원장 자리를 제안 받는다고 한다면, 저출산 정책에 대해서 자기 생각 하나 정도는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열려 있느냐. 그런 게 중요한 것"이라며 "그게 안 열려 있으면 가서 어떤 망신을 사고,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에 아마 그런 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특히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이준석계'로 지명된 후보들이 전원 생존한 데 대해선 "'이준석계 까보면 한 줌도 안 될 것이다'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이 다 떨어졌다"며 "선거 때마다 우리 당의 가장 고질적인 병폐는 데이터를 안 보는 것이다. 우리 당에 있는 의원님들 선거하시는 거 보면 그냥 감이다. 그래서 이번에 떨어지신 분들 지난 일주일 동안 신나게 이준석 욕만 하다 떨어지셨다"고 했다.

이어 "좀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선거 전략들이 필요한데 지금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 선거하는 방식으로 총선을 하면 망한다"며 "왜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김종인, 이준석 체계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계속 선거에 졌는지를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