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과 '결별선언' 나선 전광훈의 속내는

황교안 "전광훈 '결별선언', 진정성 인정 어려워"

한강타임즈 이현 기자 = 보수개신교 인사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여당인 국민의힘과 결별을 예고한 가운데, 과거 전 목사와 정치적 연이 있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이번 결별선언에 대해 "진정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전 목사가 여전히 집권여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황 전 대표는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 목사는 자유통일당 만든 분이다. 그런데 우리 당하고 뭔 관계가 있다고 결별을 하나"며 이같이 말했다.

전 목사는 최근 자신이 "정치인들은 종교인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손절' 가능성을 내비치자, 역으로 국민의힘과 결별선언 기자회견으로 선수를 치며 여당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황 전 대표는 "본인은 하여튼 우리 당에 영향력을 미치고 싶었고 우리 당에서 뜻대로 잘 안 되니까 어떤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본다"며 "그러나 방법은 그 자체도 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국민의힘 당과 같이 하고 싶다. 우리 당 가지고 안 되겠더라. 그러나 아직 이런 게 저런 게 부족하니 그걸 같이 고쳐 나가자', 국민들에 그렇게 얘기를 해야죠. 솔직하게"라고 했다.

또 그는 전 목사에 대한 평가를 묻는 사회자 질문에 "애국자다. 본래 전교조의 문제를 보고 그때부터 반전교조 활동을 한 사람이다. 그 때는 우리가 존경하는 사람이고 잘했다"며 "2019년 많은 세력들이 모였고 또 그 분에 대한 지지들이 막 높아지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저는 그것을 '타락했다'라고까지 말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치에 과욕이 생겨 정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황 전 대표는 "그러면서 자꾸 정치에 개입하고 의석수에 욕심을 내고 또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당을 어떻게 지배한다. 좌파, 우파. 이런 얘기를 했다"며 "정치 욕심이 생겨서 그렇다"고 했다.

특히 그는 공천 자리까지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십 수 개보다 훨씬 많다.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니까 제가 같이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그러니까 타락했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정치를 하려면 정치 영역으로 나와야지 자꾸 기독교를 끌고 정치적 욕심을 이루려고 하니까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전 목사와의 결별에 대해선 "저는 결별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잘못한 걸 고치고 그러면 얼마든지 다시 올 수 있는 것"이라며 "정치라는 거는 늘 생물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고치면 받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