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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나 됨과 갈라짐
[기고] 하나 됨과 갈라짐
  • 한강타임즈
  • 승인 2023.10.03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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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동 공주대학교 산학협력중점 교수
김진동 공주대학교 산학협력중점 교수
김진동 공주대학교 산학협력중점 교수

한강타임즈 김진동 교수= ‘하나 됨과 갈라짐’은 ‘통합과 분열’이라는 뜻의 순수 한글이다. 최근 연세대학교 2학년 학생에게 한 외국인이 한국의 가장 큰 이슈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학생은 “한국 사람들 간의 양극화”라고 대답했다.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서로 논의를 하지 않고 심지어 들으려 하지도 않으면서 언쟁과 함께 자기만의 생각만 강하게 주장한다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나에게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지역분열, 세대분열, 남녀분열, 빈부격차, 학력차별 등이 존재한다. 아니, 다양한 분열들이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하게 존재한다.

그 이유는 바로 정치인들이 이러한 분열들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남북한 분단으로 인해 강력한 분열 인자가 깔려있다.

선거 때마다 통합을 말하기보다는 더 많은 분열을 선동했고, 하나가 되자고 주장하기보다는 갈라치기를 주도했다.

그 결과로 자신들의 지지표를 모아가는 악순환이 지난 70년 정치사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왔다. 앞으로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아이들에게 마저 이러한 분열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미국 디즈니사의 55번째 애니메이션 영화「주토피아」에는“훌륭한 어른은 모두를 하나 되게 하고, 나쁜 어른은 서로 싸우게 한다”는 뜻의 대사가 있다.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는 도시 「주토피아」, 다양한 동물만큼이나 많은 차별과 차이가 공존하며 그 차별과 차이를 극복해 가는 현명한 선택과 용기가 주요 이야기다.

주로 어린이들이 보는 만화영화의 내용치고는 너무나 어려운 주제 일 수 있다. 하지만 작가와 감독은 아이들에게 하나 됨, 함께 살아가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지금의 분열과 갈라짐을 전달하는 나쁜 어른들이 될 것인가? 아니면 하나됨과 통합을 이야기하는 좋은 어른이 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우리 국민은 왜 이렇게 분열에 취약한 것일까? 조선시대 동인과 서인, 동인은 남인과 북인, 서인은 노론과 소론으로 나뉘어 싸운 ‘붕당정치’의 역사는 깊다.

하지만 일반 백성들은 그런 것과 전혀 상관없이 살아왔다. 두레, 품앗이 등 서로 돕고 돕는 전통이 생길 만큼 말이다.

나라가 어려우면 모든 백성이 하나가 되었다. 그러니 조선의 ‘붕당정치’는 우리 국민이 분열에 취약한 원인이 되지 못한다.

일제 강점기가 끝나고 조선을 떠나던 마지막 조선 총독‘아베 노부유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비록 전쟁에는 패했지만, 조선이 승리한 것이 아니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들끼리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인 삶을 살도록 식민사관을 심어 놨다. 조선인이 제 정신을 차리고 옛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 더 걸릴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일제 강점기 조선의 지배층을 친일파로 포섭하고, 독립운동 세력을 탄압했다.

여기에서 계급 갈등이 시작되었고, 같은 조선인들끼리 서로 감시하고, 체포하게 하여 민족 간 불신과 분열이 시작되었다고 판단한다.

그 밖에 다른 갈등의 뿌리도 일본의 조선인 분열정책에 의한 것이고, 그것이 우리 국민이 분열에 취약한 원인이 된 것이 아닌가 분석된다.

2005년부터 2021년까지 16년간 독일의 총리를 맡았던 메르켈은 4가지 중요 평가가 뒤따른다.

최초 여성, 최초 동독 출신, 최장 기간 재임, 독일 역사상 자발적 사임한 최초 총리. 퇴임시 까지 70~80% 지지율을 유지했다.

독일 사람들은 메르켈에게 '무티' 총리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무티’는 엄마라는 뜻이다. 바로 엄마와 같은 포용 리더십으로 동독과 서독 통일 이후 많은 갈등으로 내상이 깊었던 독일을 유럽 최강국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메르켈 리더십의 핵심은 바로 '경청'과 '소통'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힘이라고 평가한다.

인내와 설득으로 성과를 내는 정치를 했다. 인기를 얻기 위해 정치적 행보를 한 것이 아니라 독일에 유리한 결과를 내는 실천에 집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메르켈 총리는 “그 과정에 감정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중요한 건 자존심이 아닌 해법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자세로 임했다고 한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을 위한 결과를 얻으려 애쓰는 과정에서 자존심 따위는 제쳐두곤 했다. 국내 정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연함과 겸손함으로 당파를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모든 독일 국민의 총리'로 활동해온 것이다.

바로 「훌륭한 어른이 통합의 정치」를 실천했던 것이다. 일본이 심어놓은 우리 국민끼리 서로 갈라지고 분열하는 정치는 지난 70년간 충분히 해왔다.

대한민국이 하나 되고 통합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도 훌륭한 어른, 그 한 명이 필요하다. 남북문제를 포함해 대한민국에 많은 갈등을 풀어야 하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 됨과 통합을 실천할 「훌륭한 어른의 정치인」이 나타나기를 2023년 추석, 둥근달을 보면서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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