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보궐선거 승리에 당정 압박 수위 높이며 '판 굳히기' 시도

홍익표 "尹, 선거 결과 감안해 태도 바꿔야…내각 전면 쇄신 필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강타임즈 이현 기자 = 지난 11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에 민주당은 당정 압박 수위를 높이며 내년 총선까지 지금의 수도권 강세를 굳혀갈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는 보궐선거 이튿날 즉각 대여 공세에 돌입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국민과 국가를 책임지는 공적인 자리라는 걸 감안하면 국민들이 왜 이런 선거 결과를 만들었을까라는 걸 감안해 기존의 태도에서 좀 바꿔야 된다"라며 국무총리 등 내각의 전면 쇄신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여부와 관련해 "김행 카드를 갖고 수습책으로 이야기하면 어불성설이다. 최소한 총리를 비롯해서 내각에 대한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다수 야당의 횡포라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왜 국회에서 다수당이, 저희 뿐만 아니라 정의당이나 다른 당까지 같이 의견을 모아서 총리 해임 건의안을 냈을까 하는 문제를 좀 받아들여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재보궐선거 결과가 있기 때문에 내각 전면 쇄신과 함께 대통령이 포괄적으로 한 번쯤은 대국민 어떤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국정 기조를 바꾸겠다는 입장문 정도는 발표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하나 더한다면 어떠한 형태든 야당과의 대화를 복원할 필요도 있다"고 이재명 당대표와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말도 덧붙였다.

특히 선거 결과에 대해선 "처음부터 이 선거는 국민의힘에게 어려운 구도였다"며 "왜냐하면 귀책 사유가 있는 후보를 그것도 초유의 대법원 유죄 판결 3개월 만에 사면복권해서 그 후보를 또 낸다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이라고 여당을 직격했다. 이어 "결국은 이게 대통령이 선거에 깊이 관여하고 기획했던 인상을 주게 됐다"며 "아무래도 지난 1년 5개월간의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적 심판 여론이 매우 높지 않았나. 투표율이 높은 것 자체가 그걸 반증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이재명 체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이번 선거 결과가 좋으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지는 생겼다"며 "최근 한 달여간의 위기 상황을 이 대표가 매우 잘 해치고 나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또 선거 승리 요인을 "아무래도 경제 민생이 매우 어렵다"며 "경제 민생에 대해서 윤석열 정부가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국민들에게 첫 번째 심판 요소"라고 지목했다. 아울러 "두 번째는 정치권, 특히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태도의 문제"라며 "정부여당이 조금 더 비판적인 목소리나 국민들의 어떤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그 목소리에 대해서 어떻게든 반응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굉장히 오만하고 독선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증폭되고 있는데 이 사회적 갈등 증폭의 진원지가 도리어 대통령과 여당이 아니냐는 문제의식도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