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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차별의 말 대신 배려의 말로!
[신간] 차별의 말 대신 배려의 말로!
  • 손우현 기자
  • 승인 2023.11.28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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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손우현 기자 = 언어는 그의 사고와 세계관을 나타내는 표상이다.

우리가 같은 사물을 본다고 해도 그것을 어떻게 '지칭'하느냐에 따라 그 사물의 정체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흔히 쓰는 '계집'과 '부녀자', '여자', '여성', '여성분'은 결국 같은 사물을 지칭하지만 엄밀히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의 언어학자 에드워드 사피어는 '한 인간이 활용하는 언어가 그의 생각과 세계의 동작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했다. 

이런 까닭에 차별의 의미를 담은 언어는 그 자체로 인간의 평등을 무너뜨린다. 차별적 언어를 지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흔히 '아줌마'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말에서 '아주머니'는 원래 친족을 부르는 명칭이다. 부모와 같은 항렬의 여자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인데 요즘은 '남인데 나이든 여자를 예사롭게 부르는 말'로 확대됐다.

용례로 볼 때에는 거기에 '억척스러움'이라는 개념이 추가됐다. 아울러 가족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몰염치함이라는 이미지가 그 안에 배태된다.

심지어 같은 여성끼리도 '아줌마'라고 흔히 부른다.

그러니 남성우월주의에서 나온 단어라고 하기도 애매한 부분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아줌마라는 말의 용례가 과연 적합한지 곱씹어볼 부분이다.

'신용불량자'라는 말도 그렇다.

사람들이 일부러 신용불량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한 번이라도 이렇게 불리면 신용이 회복돼도 낙익이 찍히고 만다.

이러한 불신을 막기 위해서라도 막연하게 신용하기 어려운 사람이라 표현하기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해 '다중채무자', '채무불이행자', '금융기관연체자' 등으로 불러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은 한글학자이자 한글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김슬옹의 일상 속 차별어 연구서이다. 

김슬옹은 지난 40여 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총결집해 독자들이 알기 쉬운 차별어 사전 형식의 이 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일상 속에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써 온 말들은 물론 인터넷 신조어까지 차별어들을 솎아 내어 대안어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저자는 이 책에 담긴 차별어 240여 개를 독창적인 차별어 분류 방식에 따라 ‘노골적 차별어, 비대칭 차별어, 관습적 차별어, 다의적 차별어’로 분류해 설명하고 대안어까지 꼼꼼히 제시한다. 이렇게 분류하면 차별어의 실체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주로 어떤 상황에서 우리가 차별어를 남발하는지도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김슬옹 지음 / 마리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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