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제원 불출마 선언에 '김기현 거취 결정' 압박 기류 커져

코너 몰린 與 지도부..."이번 주, 김기현 거취 결단 마지막 '골든타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총선 불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강타임즈 이현 기자 =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중진 희생론에 응답하지 않은 김기현 지도부가 당내 거취 결단 압박에 코너에 몰린 모습이다. 당 내부에선 혁신 의제를 좌초시킨 당 지도부가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의 총선 백의종군 의사 표명에 준한 거취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한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내 주류 핵심인 그가 중진 희생론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만큼, 향후 여당 친윤 인사들의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 릴레이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김기현 대표가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에 나섰다. 김기현 1기 지도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상범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장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나 윤핵관이 '웰빙 정당'의 모습으로서 자기 자신의 보신만을 위해 정치한다는 이미지는 희석시켰다"며 "지도부도 필요하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도 자신의 SNS에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높이 평가한다. 친윤 핵심과 당 지도부의 희생 없이 총선 승리는 어렵다"며 "다 죽어가던 혁신의 불씨를 장 의원이 되살렸다"고 적었다.

아울러 당내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한 여당 의원은 <한강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용단을 높게 평가한다"라며 "이는 매우 상징적인 일이 될 것이다. 친윤 핵심이 나선 만큼, 향후 당내 주류라고 하는 분들이 줄줄이 선당후사를 결심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지도부도 이제는 혁신안을 적극 수용하는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험지 출마 정도로는 임팩트가 부족하지 않겠나"라고 김 대표의 총선 불출마를 에둘러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김 대표는 이날 공식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잠행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김장(金-張) 연대'를 꾸리며 정치노선을 공유한 장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한 만큼, 정치권에선 김 대표도 거취 결단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당 쇄신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분명하고 확실한 방법이 당 지도부의 교체이고 당대표의 희생과 결단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김기현 지도부의 퇴진 결단을 촉구했다.

지도부 일원인 김병민 최고위원도 "김기현 대표도 비슷한 결단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번주가 사실상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지금까지 제기됐던 당의 문제를 한 번에 바꿔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때"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