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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국인의 탄생
[신간] 한국인의 탄생
  • 손우현 기자
  • 승인 2023.12.22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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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손우현 기자 = 한국인의 특징 중 하나가 ‘쓸모’에 대한 증명이 있다. 쓸모인 것에서 만족하는 게 아니라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고통을 겪고 있어야 비로소 만족을 하는 것이다.

한국인이 늘상 입에 달고 사는 말 중에 하나는 ‘혈세’인데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운다면 자신의 피가 빠져나간다고 느낀다. 그런데 관료사회나 경찰조직이 아무리 바로 서도 늘 똑바로 돌아가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이 논리대로라면 한국인은 매일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셈이다. 

 

이를 조선 시대에 대입해보자. 이상적으로 제시된 기본 일과에 따르면 조선 임금은 밤 11시부터 6시간 잠을 잔다. 기상 후 한 시간은 자신보다 항렬이 높은 왕실 어르신에게 문안을 하고 문안을 받는다. 이 한 시간은 유교 국가의 왕이 유교적 가치를 재확인하는 시간인 셈이다.

이후 오전 수업과 오전 업무를 진행하고 점심 식사를 한 뒤 수업과 업무를 수행한다. 만일 임금이 제 시간에 자려면 그 앞으로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양의 서류만 전달되어야 하지만 그런 꿈 같은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조선의 모든 불만이 임금에게 배달되었고, 이 일을 마친다고 해도 임신을 기다리고 있는 왕비와 후궁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선의 역대 군주들은 오래 살지 못했다. 생전에도 건강하지 못했고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역대 임금의 질병과 스트레스증상이 즐비하게 널려 있다. 간혹 장수한 왕들은 말년이 될수록 성격이 나빠졌다고 한다.

이는 현대에도 벌어진다. 한국인은 공권력 종사자의 노동력을 세계에서 가장 잘 짜내는 민족이다. 경찰들은 하나같이 피곤과 짜증에 절어 있고 판검사는 정시에 집에 들어가면 시말서라도 써야 할 판이다. 

한국인은 중국인이나 일본인과는 확연히 다른 무언가가 있다. 이 책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본질에 대해서 고찰하고 있다. 

한국인은 극단적 기후와 척박한 생산력이라는 조건에서 개인들이 살아남기도 힘들었지만, 세계 최강대국 중국 옆에서 국가로서 나라로서 살아남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살아남아 지금의 대한민국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한국인만의 여러 특질이 만들어졌다. <한국인의 탄생>은 바로 그 과정을 다룬다. 흥미진진하고 의미충만한 역사 다큐를 보는듯하다.

홍대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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