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손우현 기자 = <숄>은 홀로코스트를 다룬 작품이지만 ‘나치’나 ‘수용소’ 같은 전형적인 메타포가 등장하진 않는다.
그 대신 여러 단어에서 이 작품이 강제 수용소를 향하는 행렬을 배경으로 썼다는 것을 직시할 수 있다. 젊은 엄마 로사는 수용소에서 어린 딸 마그다를 숄에 감싸 숨기고는 목숨을 이어가지만 결국 조카 스텔라가 추위 때문에 그 숄을 가져가는 바람에 딸을 잃게 되는 비극의 서사가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시적인 문체로 간결하게, 그러나 강렬하게 묘사되고 있는 사건은 그 자체로 오래 기억되고 또 널리 회자되어야 할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뒤이어 이어지는 작품 <로사>는 <숄>의 배경이 된 시대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후를 다루는 일종의 후일담이다. <숄>이 주는 강렬한 인상 때문에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비대칭성이 오히려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견인하고 있다.
신시아 오직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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