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쓰레기 소각장 신설 반대...기존시설 개선하면 충분”

1월 24일 박강수 구청장이 소각장 철회 기자회견을 열고 쓰레기 처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강타임즈 백진아 기자 = 마포구(구청장 박강수)는 지난 24일 마포구 쓰레기 소각장 추가 설치에 대한 마포구의 마지막 정책 제안을 서울시에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서울시가 1000톤 규모의 신규 소각장 입지 후보지를 마포구 상암동으로 발표한 이후 마포구의 여섯 번째 기자회견으로 기자회견장 앞쪽에는 마포구민과 마포구 소재 직장인 등 총 5만7000여명이 작성한 소각장 반대 서명부도 준비됐다.

마포구는 서울시의 소각장 결정 고시 이후 서울시에 소각장 추가 설치 과정의 부당성과 마포구민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토양오염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전처리 및 재활용시설 확대, 현재 자원회수시설 개선 방안과 종량제 봉투 가격 현실화를 통한 쓰레기 처리 노력을 거듭 요구해왔다.

이날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마포구는 서울시의 쓰레기장이 아니며 마포구민만의 반복된 희생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며 “폐기물처리 관련 기피 시설이 1개소도 없는 서울시 자치구가 15개나 되는데, 이미 750톤 규모 소각장과 열병합 발전소 등 다수의 기피 시설이 있는 마포구가 소각장 추가 설치지역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서울시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소각장 선정배점표에 따르면 상암동 소각장 예정지가 서울시 소유이면서 현재도 소각장으로 운영 중이기 때문에 입지선정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방식대로라면 마포구는 향후 소각장과 같은 기피 시설이 또 지어질 수밖에 없는 조건을 계속 갖추고 있는 셈이라는 게 구의 설명이다.

마포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근본적이면서 확실한 쓰레기 처리 대안을 서울시에 제시했다.

박 구청장은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는 2026년, 환경부 자료를 분석하면 일 평균 744톤의 소각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며, 이는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4개 소각장의 시설개선을 통해 충분히 처리 가능한 양”이라고 강조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현재 마포, 강남, 양천, 노원 소각장의 시설 가동률은 79.82%로 하루 평균 2275톤을 소각하고 있다. 서울시는 가동률이 낮은 이유가 최근 쓰레기 성상의 변화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지금의 쓰레기 성상에 맞게 시설을 개선하면 4개의 소각장에서 하루 575톤의 추가 소각이 가능해진다.

이는 결국 2026년 서울시가 소각해야 할 쓰레기는 169톤에 불과한데도 이를 위해 1조2800억 원을 들여 1000톤의 소각장을 추가 건립한다는 것은 심각한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박 구청장은 “169톤은 938만 서울시민이 쓰레기를 각자 하루에 18그램씩만 줄여도 되는 양”이라며 “하물며 철저한 분리배출, 커피박(커피 찌꺼기) 재활용, 종량제 봉투 음식물 쓰레기 혼입 금지, 사업장 생활계 폐기물 자가 처리 등의 확실한 감량 정책을 추진하면 충분히 해결하고도 남는다”고 주장했다.

구는 향후 유가 보상으로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소각제로가게’ 확대와 커피박 재활용 사업, 쓰레기 혼합 배출 단속 등을 통해 마포구 쓰레기 환경 정책의 실증적 효과를 계속해서 입증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37만 마포구민과 마포구 공직자의 간곡한 외침에 심사숙고해 이제라도 소각장 추가 건립 철회라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강력히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