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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조선사 쩐의 전쟁 
[신간] 조선사 쩐의 전쟁 
  • 손우현 기자
  • 승인 2024.01.29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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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손우현 기자 =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의 주인공인 장화와 홍련은 사실 실존인물이다. 1556년즈음 평안도 철산에서 살았던 배 좌수의 딸들이었는데 장화가 혼인하기도 전에 아이를 가졌다 낙태했다는 누명을 씌고 집안에 의해 명예살인을 당하게 된다. 동생 홍련도 실의에 빠져 자살을 하게 된다.

이후 자매의 유령이 매일 밤마다 마을 사또를 찾아가 민원을 제출하는 것으로 소설은 그려지는데 사실은 이게 아니다. 

조선의 명탐정 전동흘은 수사를 했고, 장화와 홍련이 억울하게 죽임당한 사정이 드러났다.

주범과 종범은 처벌을 받게 된다. 

이 지점에서 유산 이야기를 해본다.

 

상속 권한을 가진 장화와 홍련이 죽은 뒤 재산은 어떻게 되었을까? 조선의 국법에 따르면 물려받을 자손이 없는 재산은 국가가 가져간다. 그러나 이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는 사람은 현재에도 조선 시대에도 별로 없었다.

한가지 사례를 보자.

광해군 시대 사람인 전라도 남원에 이유형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의 첩 변조이는 재산이 많았는데, 자식이 없었기에 남편의 적손자인 이기준에게 재산을 물려줄 수밖에 없었다. 그에 따르면 변조이의 아버지에게는 적자가 없었고, 미처 물려받지 못했던 재산으로 노비가 800명이나 됐는데 적사촌들이 소송으로 다 빼앗아 가버렸다.

조선시대에도 지금 못지 않게 돈에 대한 갈등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던 것이다.

조선 시대는 노비라도, 여성이라도 모두 자신의 억울함을 공식적으로 호소할 수 있었다. 누구나 억울한 일을 당하면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송사(소송)’ 제도가 있었으며, 한자를 알지 못해도 자신의 사정을 글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울 ‘한글’이 존재했다. 그리하여 조선의 백성들은 말 그대로 관아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소송전을 벌였다. 위로는 양반부터 아래로는 천민까지 누구든 고소장을 들고 “내 재산을 돌려 달라!”고 외칠 수 있는 나라, 분명 우리가 지금까지 알던 조선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다.

밟는다고 가만히 밟히지 않는,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주저앉아 울고 있지만은 않았던 조선인들의 통쾌하고 씩씩한 투쟁기를 통해 현대를 사는 우리도 다양한 시련을 헤쳐 나갈 힘을 얻게 되기를 바라며, 우리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조선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 편견을 깨게 되길 바란다.

이한 저 | 유노책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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