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신간] 삶은 몸 안에 있다
[신간] 삶은 몸 안에 있다
  • 손우현 기자
  • 승인 2024.02.1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강타임즈 손우현 기자 = 피부에는 항상 사람이나 동물이 살았던 삶의 이야기가 흉터로 새겨져 있다. 과거의 상처는 흔적을 남기고, 따라서 의사가 인체의 흉터를 읽을 수 있다면 도움이 된다. 환자의 몸이 과거에 수술 메스를 만난 적이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른쪽 위 복부에 대각선으로 긴 흉터가 나 있으면 예전에 담낭을 제거했음을 알 수 있으므로 통증의 원인이 담석일 가능성은 낮다. 복부에 있는 모든 수술 흉터는 환자가 언젠가 받았던 수술의 이력을 영원히 전해준다.

피부에는 우리 몸을 이루는 충돌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간이 몸 밖에 물질 세계를 창조하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옷에 이어 몸 밖에다 추가로 층을 만드는 법을 깨우쳤다. 집의 벽도 그 중 하나이다. 위험한 세상 속에서 작은 안전지대를 만들주는 또 하나의 거죽인 셈이다. 우리는 피부처럼 벽도 층을 지어 만든다. 나무나 콘크리트로 된 중간층은 진피처럼 속에서 튼튼히 버텨주고 외부 벽판은 표피처럼 물이 스며들지 않게 막아준다.

 

그리고 이러한 원형은 언제나 인간의 몸이다.

우리 몸은 세계의 축소판이다. 각 장기들은 고유한 국가처럼 저마다의 질서 속에서 쉼 없이 움직인다. 이 책은 눈에 보이는 피부나 손발가락, 몸속 깊이 감춰진 뇌와 심장, 일상을 유지해주는 목구멍과 솔방울샘, 우리가 흔적을 감추려 애쓰는 각종 점액과 대소변 등 열다섯 가지 고유한 몸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금은 인체를 탐험하는 의사가 되었지만 한때 전 세계 오지를 누비던 저자가 탐험가의 관점으로 우리가 몰랐던 몸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는 인체가 부분의 총합보다 큰 존재라는 사실을 가르쳐준 것은 늘 삶이었노라 고백한다. 의술의 본질이 우리 몸속에 대한 생태학적 이해에 있다면, 의사는 탐험가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여정이 담긴 이 책은 그 자체로 생명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다.

조너선 라이스먼 저/홍한결 역 | 김영사 펴냄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