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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설] 지지 않는 달 / 사라진 것들
[신간-소설] 지지 않는 달 / 사라진 것들
  • 손우현 기자
  • 승인 2024.02.21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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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달>

한강타임즈 손우현 기자 = 소설은 두 주인공이 각자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스토킹 가해자와 피해자가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교차시킨다.

스토킹을 하는 자의 호흡은 심연으로 깔린다. 가해자는 모습을 감추고 숨을 죽이며 표적을 향해 필사적으로 접근한다. 스토커는 자신의 스토킹 행위가 사랑의 열병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문제이다. 

주인공이자 스토커인 마쓰바라가 사쿠라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정의하지만 사쿠라가 더 이상 자신과 이어질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에는 “용서할 수 없다”는 감정으로 돌변한다.

일을 그만두고 증발하듯 조용히 부모님의 집으로 피신한 사쿠라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가족과 함께 안전을 위한 대비책을 세운다. 하지만 이제 스토커가 된 전 남자친구는 마치 어딘가에 늘 떠 있는 ‘지지 않는 달’, 이 상황은 결국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끝나는 악몽’일 거라는 생각 역시 지울 수 없다.

문학적 감수성은 물론 최근 우리 사회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스토킹 범죄의 면면을 깊이 살펴볼 수 있는 소설이다.

하타노 토모미 저/김영주 역 | 문학동네 펴냄

 

<사라진 것들>

“참 이상한 일이다. 마흔세 살이 되었는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다니, 삶의 어느 시점에 잘못된 기차에 올라타 정신을 차려보니 젊을 때는 예상하지도 원하지도 심지어 알지도 못했던 곳에 와버렸다는 걸 깨닫다니.” <p127>

나이 들어가며 칙칙하고 우울해지는 삶은 아름답지도 흥미롭지도 않다. 누구나 경험하면서도 직시하고 싶어하지 않는 힘든 감정의 서사를 통해 작가는 조용히 상실감과 공허함을 이야기하며 우리 내면을 어루만진다.

<사라진 것들>이라는 소설집의 제목 그대로, 이처럼 이 책에는 사라진 많은 것들이 등장한다. 그것은 촉망받던 연주자가 희귀질환으로 한순간에 잃어버린 재능이기도 하고(「첼로」), 빛나는 청춘의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꿈꾸던 미래이기도 하며(「라인벡」), 한 부부의 사이에 잠시 머물렀을 뿐이지만 둘의 관계를 영영 바꿔버린 한 소녀이기도 하다(「히메나」). 앤드루 포터의 이야기 속 인물들은 그런 사라짐을 통해 삶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었는지를 어렴풋이 실감한다.

<사라진 것들>은 사람들이 흔히 갖고 있던 물건, 관습, 또는 아이디어들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라지거나 퇴색되는 현상을 다루는 주제이다. 이 책은 사회, 문화, 기술, 그리고 개인 측면에서의 변화를 탐구하면서 과거의 것들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잊혀지거나 대체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작가는 사회적 진보와 기술 혁신이 주는 영향을 다루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새로운 것에 적응하고 예전 것을 잊어가는지를 다루며 이러한 변화는 때로는 우리의 기억과 연결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현대 사회의 변화와 그로 인한 문화적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한다.

앤드루 포터 저/민은영 역 |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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