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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신간]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 손우현 기자
  • 승인 2024.03.04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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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손우현 기자 = 

내 무거운 짐들이 꽃으로 피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

버리고 싶었으나 결코 버려지지 않는

결국은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질질 끌고 온

아무리 버려도 뒤따라와 내 등에 걸터앉아 비시시 웃고 있는

버리면 버릴수록 더욱더 무거워져 나를 비틀거리게 하는 

비틀거리면 비틀거릴수록 더욱더 늘어나 나를 짓눌러버리는

내 평생의 짐들이 이제는 꽃으로 피어나

그래도 길가에 꽃향기 가득했으면 좋겠네

<꽃향기>

 

청년기 시부터 최근 시까지 망라하여 엄선했기에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에는 정호승이라는 한 인간의 삶이 문학적 형태로 응축돼 있다. 어둠을 두려워하고 책을 좋아하던 어린 시절, 사랑하는 사람과 눈길을 걷던 밤을 지나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노년까지. 

가까운 이를 미워하고 고통스러워하다 끝내 다시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는 보통의 삶.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다. 그 시를 내가 대신해서 쓸 뿐이다”라는 시인 자신의 말처럼,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는 ‘인간 정호승’의 사연이 ‘시인 정호승’의 시로 피어남을 보여주면서 누구의 삶이든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다는 먹먹한 위로를 전한다. 시인의 서랍에 있던 빛바랜 사진들을 통해 지나간 시절을 생생히 엿볼 수 있는 것도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를 읽는 하나의 즐거움이다.

정호승 저 / 김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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