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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의 곰
[신간] 나의 곰
  • 손우현 기자
  • 승인 2024.03.14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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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손우현 기자 = 캐나다 총독 문학상, 토론토 도서상 수상 작가이자 마거릿 애트우드, 앨리스 먼로와 함께 캐나다의 대표 작가로 거론되며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메리언 엥겔의 독보적인 작품. 제40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최재원 시인이 번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탄성을 자아내는 외딴 섬의 여름 풍경을 배경으로 주인공 루와 곰의 짙은 우정과 에로틱한 사랑을 간결하고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다. 루는 토론토의 역사협회 사서다. 매일같이 ‘두더지처럼 사무실 깊숙이 파묻혀’ 온갖 자료를 헤집는 자신이 누런 종이처럼 케케묵었다며 불만을 토로하지만 삶의 의미를 찾기란 요원하기만 하다. 

 

“오래전 영혼에 각인된 풍요로운 삶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달랐고, 그래서 더 고통스러웠다.”
두더지 같은 여자 루.

작가는 그녀에 대해 또 이렇게 말한다.

“그녀는 늘 사람과의 접촉을 발견하는 일에 서둘렀다. 마치 남자들이 썩어 문드러져가는 그녀의 영혼을 알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 이것이 그녀의 삶이다. 홀로 보내는 시간. 견디는 나날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서도 누군가를 원한다. 고독하니까. 마음 둘 곳이 없으니까. 그 마음을 오래된 서적들에 몰래 숨겨놓는다. 그게 그녀의 일이다. 서류와 지도를 살피고 의미를 찾아내는 것. 그 때문에 일상은 평화롭지만, 고통스럽다. 아니, 만족스럽지 않다. 그녀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문드러진 영혼을 끌어 안아주는 사람? 그런 존재가 있다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을까? 정말 그럴까?

그리하여 우리는 루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무언가를 더 원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 그래. 가장 정확한 단어를 찾지 못한 사람.”

루의 비밀스러운 모험과 탐색을 통해 여성의 외로움, 공허, 불안, 욕망을 사실적으로 다룬 소설.

메리언 엥겔 저/최재원 역 | 한겨레출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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