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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북한의 수해, 긴급구호물품과 식량 보내 돕길
임종석 국회의원
참혹한 북한의 수해, 긴급구호물품과 식량 보내 돕길
임종석 국회의원
  • 임종석
  • 승인 2006.08.0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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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은 유난히 장마가 길고 폭우로 인한 피해도 컸다. 태풍은 외려 무사히 지나갔나 싶었는데, 연평

균 32일인 장마가 올해는 39일이나 이어지면서 굵은 빗줄기가 그칠 줄 몰랐다. 폭우가 남긴 상처는 눈물겹다.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눈앞에서 흙더미에 잠겨버린 집이며 세간 앞에서 할 말을 잃은 노안(老顔)은 절망을 드러낼 힘조차 잃은 듯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아직 구호물품이며 복구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소식이 또 하나 있다. 철조망 넘어 북녘 땅도 이번 수해로부터 온전하지 못했다고 한다. 국제적십자사가 전하는 공식적인 인명 피해는 사망 154명, 실종 127명이지만 대북지원을 해 오던 민간단체들은 이보다 10여 배 더 큰 규모로 사망 및 실종자 수가 3,000명에 달한다고 말하고 있다.

평양 일대 내린 집중호우로 옥류관에 물이 들어차고 대동강 둑도 곳곳이 터져나갔다고 한다. 3만여 가옥이 파손되고 2만여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국제적십자사는 추정했다. 전력공급망이 파괴되어 가뜩이나 전기가 부족한 마당에 평양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곡창지대에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2만 헥타르 정도가 피해를 입어 올가을 수확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경을 넘나드는 화교 상인은 90년대 이후 가장 큰 물난리라고 말하고, 국제적십자사도 2002년 이후 최악의 홍수라고 덧붙였다.
재난 경보 시스템이나 응급 의료 체계가 변변치 못한 북한의 현실을 고려해볼 때 지금 그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는 능히 짐작이 간다. 비록 우리도 넉넉하지 못해도 인종과 종교 그리고 이념을 넘어 그렇게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서로 돕는 것이 바로 인도주의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북한 미사일 사태 이후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비료, 쌀 등의 인도적 지원 중단을 선언한 정부로서는 물난리로 파탄이 난 북한을 돕기 위해 직접 나서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동안 정부는 매년 2~30만 톤씩 비료를 보내고, 차관형식으로 50만 톤의 쌀을 지원해왔다. 우리가 보낸 비료와 쌀은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고, ‘대한민국’이라고 선명하게 찍힌 쌀포대는 북한 주민들의 뇌리에 남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은 상대방에 대한 신뢰의 표시였고,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가장 중요한 고리였다.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직후 결정된 정부의 인도적 지원 전면 중단은 성급하고 근시안적인 선택이었다. 대북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와 국민의 반대 여론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당국간 회담 중단은 물론, 민간 차원의 교류나 남북경협 자체가 뒷걸음질칠 게 뻔한 지원중단 선언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경색되고 있는 남북관계와 악화일로의 한반도 정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일관된 의지가 다시 한 번 필요한 시점이다. 2005년에도 1년 넘게 경색된 남북관계를 해결한 것은 결국 비료지원이었다. 서해교전이 일어났을 때도 금강산으로 향하는 배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이후 북한의 군사적 도발 때 라면이 동나는 사재기 파문은 두 번 다시 벌어지지 않았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한 장비와 긴급 구호물품 및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농번기에 뿌려져야 할 비료는 적기를 잃어버리면 소용없게 될 것이므로 이미 국회 동의도 받은 만큼 지체없이 보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도주의 정신이기 때문이며, 그 길이 바로 중단된 남북관계를 푸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남북간 지원과 교류 협력의 문이 닫히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번영의 문도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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