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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잊지말아 달라 울부짖는 영화 '화려한 휴가'
[Review]잊지말아 달라 울부짖는 영화 '화려한 휴가'
  • 문승희 기자
  • 승인 2007.07.30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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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는 시민의 향기가 가득하다
 
▲     © 문승희 기자

 "우리는 끝까지 싸울겁니다.우리는 마지막까지 광주를 지킬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를 기억해 주십시오." 확성기를 통해 울리는 이요원의 목소리가 가슴을 울린다. 

1980년 5월 광주, 광주에 사는 택시기사 민우(김상경 분),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끔찍이 아끼는 동생 진우(이준기 분)와 단둘이 사는 그는 오직 진우 하나만을 바라보며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진우와 함께 성당에 다니는 신애(이요원 분)은 그의 일상에 활력소다. 그러던 어느날, 생각하지도 할 수도 없었던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눈 앞에서 친구가 죽고, 애인, 가족이 목숨을 잃어간다. 총,칼로 무장한 시위대 진압군이 광주를 점령하고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시민들은 퇴역 장교 출신 흥수(안성기 분)를 중심으로 시민군을 결성해 결말을 알 수 없는 열흘간의 사투를 시작한다.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며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선언했고 한국현대사의 전환기적 사건이었던 1980년 5월 18일에서 27일간의 광주를 재현했다. 5.18을 다룬 영화들은 많았다. 예를 들어 <꽃잎>,<박하사탕>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2007년 7월 관객을 찾아온 '화려한 휴가'가 재현하는 5.18은 종전의 작품들과는 확실히 다른 노선이다. 바깥에서 광주를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그 현장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꽃이라는 말이 있다. 광주 시민들의 희생은 민주화를 좀더 앞당기는데 큰 역할을 한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뀔수록 역사적 의미는 퇴색되고 잊혀진다. 영화는 '기억하라'는 말을 내뱉는다. 보상금을 바라는 것도 존경심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기억만 해달라는 것이다. 영화가 추구하는 노선이 사람을 향해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다. 스크린에는 시민의 향기가 듬뿍 배어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책에서만 봤던 역사적 사실을 직접 마주대하고 그날의 광주시민들을 만나게 된다. 영화에는 주연도 조연도 없다. 모두가 주인공이고, 특별하다. 특히 코믹 콤비 플레이를 펼치는 인봉과 용대는 자칫 딱딱할 수 있었던 주제를 유하게 만들어주는 캐릭터다. 인봉과 용대 같은 해학적인 캐릭터는 광주 시민들의 대표성을 띠고 있다. 따뜻하고 재미있는 빛고을을 그려내는 것이 바로 이들의 몫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은 '있었던 일'이라는 전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의 심장까지 파고든다. 점점 정서가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을 단숨에 눈물바람으로 만드는것, 한바탕 크게 웃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드러나는 눈물 포인트는 가슴을 울리고 눈물샘을 재촉한다.
 
하지만 1% 부족한 면이 있다면 5.18 생성 전의 사정을 면밀히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5.18로 인해 숨진 숭고한 시민들의 넋을 기리고 기억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영화는 도입부의 미약함으로 약간은 '아쉬움'을 갖게 만든다. 10대들이 꼭 봐야할 영화라는 평이 나오는데 영화를 보기전 5.18에 관한 역사를 미리 숙지하고 가는것이 현명할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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