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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민족 우월 주위’ 선진국 도약 저해한다.
[기자칼럼]
‘민족 우월 주위’ 선진국 도약 저해한다.
  • 안상민 기자
  • 승인 2008.08.29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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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배타주의 버리고 '글로벌 코리아' 만들때

지난 60년 동안 한국 사회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무려 100만명을 넘어섰고 특히 급격한 산업화에 따라 외국인들의 눈에 한국은 '부자나라'로 깊히 인식되고 있다.
 
특히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의 수는 전체 생산현장에서 78%에 육박하고 있고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먼 이국땅은 한국을 찾는 젊은 이방인들의 수는 해가 지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눈부신 경제성장 속에 '코리아 드림'을 꿈꾸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정작,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곱지않을 뿐 아니라 인종차별의 문제까지 극대화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가 최근 대구 섬유공단에서 근무중인 태국인 ‘마틴(가명. 22)을 만난적 있다.

그는 아직 앳띤 얼굴의 20살 청년이지만 타국생활이 고된 듯 미소는 온대간대 없고 커다란 눈은 총기를 잃은 지 오랜 듯 보였다.

한때 어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했던 그는 “서양인 강사들과 동남아인들을 대하는 태도는 하늘과 땅 차이 였다”면서 “한국인들의 눈엔 파란눈의 외국인들은 동경의 대상, 까만피부의 외국인들은 가난의 대명사로 자리 잡힌 지 오래됐다”고 성토했다.

그는 몇 해전만 해도 태국 명문대학에서 촉망받는 대학생이었지만 생활고와 학비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고심 끝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생각한 ‘코리아 드림’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고 한국사회의 현실에 분노를 느끼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6개월간의 짧은 강사생활을 하는 동안 그가 받은 월급은 고작 5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특히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그를 “더럽다, 손으로 밥먹는다”는 등 원색적인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치 않았으며 한국인 동료강사들 조차 그를 ‘왕따’ 시키기 실수였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우리사회는 이 같은 행동에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유럽이나 미주를 여행하다 보면 한국인을 보고 ‘차이니즈’, ‘제패니즈’라고 착각하는 현지인들이 많다.

이는 곧 우리 역시 제3국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키 작은 동양인일 뿐이며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이란 것을 알아주는 외국인들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특히 단일민족이라는 정채성 역시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다양성을 중요한 사회 현상으로 다루거나 이 사회현상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없었고 다양성이 좋다는 피상적인 인식만 가지고 있을 뿐 우리만의 울타리 속에서 최고가 되려고만 노력했다.

일례로 2002년 월드컵 당시 축구열강들이나 우리 선수들의 경기가 있을 때 응원열풍이 불었지만 정작 축구약소국의 경기 시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했었다.

언론도 이 같은 ‘민족우월주의’의 작태에 한몫을 담당했다.

최근 베이징 올림픽 때 우리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은 재방송을 통해 지겹도록 방영했고 정작 스포츠전문 해설 보다는 민족우월성에 치우친 해설과 보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실망감을 남겼다.

이를 볼때 한국사회에 ‘민족주의’의식이 깊히 뿌리박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외국인을 이방인이라 잘 일컫는다.

특히 동남아 및 개도국에서 온 외국인들을 ‘가난한 나라에서 온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기 일수다.

이런 왜곡된 시선은 우리나라에서 꿈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을 불편하게 할 뿐이다.

그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며, 하나의 인격체로서 우리와 동등한 위치에서 삶의 터전을 꾸려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들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과거 일제시대 제국주의 그늘아래 우리민족은 심한 학대와 억압을 받았고 ‘조센징’이라는 칭호로 민족적 수치심을 자극하며 굴욕의 시기를 경험한 바 있다.

우리가 현제 동남아인들에게 행하는 작태가 그 당시 일제와 다를 게 무엇인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국제사회는 어디를 둘러봐도 다양성이 존재한다. 우리 역시 문화적 배타주의로 일관하기 보단 그들을 배려하고 관용하는 자세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들 눈에 비춰진 ‘어글리 코리아’가“글로벌 코리아’로 거듭나기 위한 우리 시각의 다변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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