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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년 넘게 OECD회원국 중 자살률 1위' 오명!!
대한민국 '10년 넘게 OECD회원국 중 자살률 1위' 오명!!
  • 한동규 기자
  • 승인 2015.09.1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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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비관’ 청소년 자살 증가…‘학업 스트레스’ 세계 최고

[한강타임즈]대한민국은 10년 넘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OECD 회원국의 자살로 인한 평균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2명이지만, 한국(2012년 기준)은 평균치의 두 배를 훌쩍 넘는 29.1명에 달한다. 2위 헝가리(19.4명)나 3위 일본(18.7명), 4위 슬로베니아(18.6명), 5위 벨기에(17.4명) 등을 압도하는 수치다.

자살은 한국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가운데 1위이기도 하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4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 9~24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고의적 자해(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만명 당 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운수사고(4.9명)와 암(3.4명)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치다.

한림대 자살과 학생 정신건강 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중고교생 118명 가운데 자살 당시 겪었던 고민이 파악된 75명 중 26.8%는 성적 문제를 고민하다 목숨을 끊었다. 우울감(21.1%), 가정 내 갈등(18.3%), 친구 간 갈등(7.7%), 이성 문제(6.3%) 순으로 뒤따랐다. 그만큼 한국 청소년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크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인 셈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더라도 올해 8월17일까지 자살한 초·중·고교생 61명 중 14명은 성적불량이나 성적비관을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적 문제로 자살한 학생 숫자는 2010년 18명, 2011년 16명, 2012년 16명, 2013년 12명, 2014년 9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한국 청소년 학업 스트레스 지수 세계 최고

그렇다면 실제 청소년들이 느끼는 학업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일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 지수는 50.5%로, 유엔아동기금(UNICEF)이 조사한 30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한국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 지수는 전체 평균 33.3%보다 17.2%포인트 높은 수치다. 가장 낮은 네덜란드(16.8%)의 3배나 됐다.

반면 한국 청소년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18.5%로 전체 평균인 26.7%에 한참 못미쳤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체코(17.3%), 핀란드(15.3%), 이탈리아(14.8%), 에스토니아(9.2%) 뿐 이었다.

높은 학업 스트레스와 낮은 학교생활 만족도 등으로 한국 청소년의 삶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60.3%에 그쳤다. 조사대상 30개국 가운데 27개국이 80%를 넘었다. 80%에 미치지 못한 루마니아(76.6%), 폴란드(79.7%)도 한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최근 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청소년 인권단체인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가 지난 6월 한 달 동안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6261명을 상대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적 때문에 괴롭다고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자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초등학생 13.6%(217명), 중학생 31.7%(606명), 특성화고 학생 33.9%(130명), 인문계고 학생 47.1%(1110명)로 집계됐다.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가끔 있다”고 답한 학생들의 비율은 초등학생 29.4%(468명), 중학생 40.1%(767명), 특성화고 학생 32.8%(126명), 인문계고 학생 38.5%(908명)로 조사됐다. 인문계고 학생 10명 중 8명 이상은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그마저도 “가끔 느낀다”고 응답한 학생보다 “자주 느낀다”고 답한 학생이 더 많았다.

학습시간·학습부담 많을수록 학업 스트레스 자주 느껴

고등학생의 경우 학업 스트레스를 자주 느낄수록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다.

인문계고 학생들 중 학업 스트레스를 “자주 느낀다”고 응답한 학생은 평균적으로 학교에 12시간21분 머물렀다. 반면 학업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고 응답한 학생은 10시간41분 머물러 1시간40분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특성화고 학생 역시 학업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고 응답한 학생(9시간20분)에 비해 “자주 느낀다”고 응답한 학생(11시간9분)이 1시간49분 정도 학교에 더 머물렀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경우 학업 스트레스를 자주 느낄수록 사교육에 참여하는 시간이 길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학업 스트레스를 자주 느끼는 학생은 주당 13시간6분, 학업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다는 학생은 10시간58분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은 학업 스트레스를 자주 느끼는 학생은 주당 12시간45분, 전혀 받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은 10시간5분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문계고 학생 87.1%는 자신의 학습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자신이 긴 시간 공부한다는 것을 알아도 자신보다 더 공부하는 학생이 언제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학습시간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학생들의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인문계 고교생 수면시간 5시간50분…자유시간 1시간53분

반면 학생들은 평균 6시간58분 동안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에게 “평일에 수면시간은 몇시부터 몇시까지입니까?”라고 물었더니 초등학생은 평균 밤 11시17분에 잠들었다가 다음날 오전 7시18분에 일어난다고 응답,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28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생은 밤 11시52분부터 다음날 오전 7시4분까지 총 7시간16분 동안 잠을 잔다고 응답했다.

인문계고 학생의 경우 자정을 넘긴 밤 12시52분에 누웠다가 오전 6시43분에 일어난다고 응답, 하루 평균 5시간50분 정도 잠을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성화고교 학생은 밤 12시7분에 잠들었다가 오전 6시57분에 일어나 6시간14분 동안 수면을 취한다고 답했다.

초등학생의 36.8%, 중학생의 68.2%, 인문계 고등학생의 82.7%, 특성화고교 학생의 77.1%가 “수면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평일에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시간은 하루 평균 초등학생의 경우 2시간58분, 중학생 2시간44분, 인문계 고등학생 1시간53분, 특성화고교 학생 2시간59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학생들 중 58.1%는 “자유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청소년, 한국 사회 대표적인 시간빈곤층…학습부담 줄여야”

전문가들은 한국 청소년을 ‘시간빈곤층’이라고 평가한다. ‘시간빈곤’이라는 개념은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발간한 ‘소득과 시간빈곤 계층을 위한 고용복지정책 수립 방안’이라는 보고서에 소개된 것이다.

보고서는 “시간빈곤은 시장 및 비시장에서 노동량이 과부담되고 상충되는 상황에서 시간 할당에 대한 통제수준이 낮고, 여가 혹은 활용 가능한 시간이 부족한 상태로 정의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청소년의 경우 ‘노동량’ 대신 ‘학습량’을 넣어도 무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14 생활시간조사-초·중·고 학생의 평균 학습시간’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교생의 1일 평균 학습시간은 초등학생 5시간23분, 중학생 7시간16분, 고등학생 8시간28분으로 일주일을 기준으로 하면 초등학생은 약 38시간, 중학생은 약 50시간, 고등학생은 약 60시간에 이른다.

현행법상 정상근로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 휴일근로 16시간을 합치면 최대 근로시간은 주 68시간으로 늘어나는데 고등학생의 경우 학습시간이 법정 최장 노동시간에 육박하는 셈이다.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에 대해 공현 아수나로 활동가는 “초등학생들은 밤 7시~8시까지 학원에 다니고 고등학생들은 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거나 새벽까지 학원에 다니는 등 학생들은 정규 수업 외에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사교육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학생들의 늘어나는 학습시간과 학업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학교 현장에서 학습시간과 학업부담을 줄이는 것은 필연적으로 사교육 쏠림 현상을 부를 수 있다”며 “전체 교육과정 및 학교 시스템의 개혁과 맞물리는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간에 입시경쟁체제를 바꿀 수 없다면 우선적으로 학원의 일요일 영업을 금지하는 ‘학원 휴일휴무제’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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