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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무성·서청원 YS유산 놓고 “내가 원조 상주!” 기싸움 팽팽
[사설] 김무성·서청원 YS유산 놓고 “내가 원조 상주!” 기싸움 팽팽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5.11.25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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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김무성 ‘YS아들’ 자처? 닮은 면 보이지 않아”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여권의 정치판도가 잔잔하게 술렁이고 있다.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과 맞물린 우리나라 정치권 ‘거산’이 무너진 격인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는 여야 인사를 막론하고 조문 행렬로 열을 짓게 만들었다.

누구보다도 슬퍼한 정계인사 가운데 한 인물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64)다. 김무성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알려지자 곧바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닭똥’같은 눈물을 쏟았다.

 

▲ "상주는 원래 문상객들 말을 잘 들을 줄 알아야 제대로 하는기다. 알겠노..." 그리곤 웃는다.

김무성 대표는 24일도 아침부터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를 지켰다. 까칠해진 용모에 일일이 조문객을 맞아 챙기고 유족들과 상도동계 인사들을 모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장례를 챙겼다.

조문 첫날부터 김무성 대표는 ‘정치적 아들을 자처하며 동시에 상주도 자처’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당일부터 시작해서 사흘째 빈소를 지키고 있다. 정치권에선 일찌감치 “김무성 대표가 ‘상주’를 자처하면서 상도동계의 결집이나 ‘최소한의 소통’ 정도는 챙기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내놨다“

본지 기자의 기억으로는 빈소를 가장 먼저 찾은 인물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으로, 당시 서거 2시간 반쯤 지났을 이른 새벽이었다. 그리고 이른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일찌감치 빈소를 찾아 ‘닭똥’같은 눈물을 쏟은 김무성 대표다.

▲ '원래 상주는 슬리퍼를 신고 해야 제대론기다. 니들 아나?" 김무성 대표가 슬리퍼를 신은채 문상객들을 맞으며 가솔들에게 이런저런 지시도 내린다. 상가집 상주는 슬리퍼가 대세다..

김수환 전 의장은 서거 소식을 듣고 달려온 기자들에게 “입퇴원을 계속했으니깐 걱정스러운건 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부음을 접할 줄은 몰랐다”고 충격과 슬픔을 대변했다. 반면, 김무성 대표는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어서 너무나도 큰 충격이고 슬픔”이라고 애도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김영삼 전 대통령을) 같이 모시고 민주화투쟁을 하던 시절이 생생하다”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나로서는 정치적 대부였다”고 말해, 누구보다도 빨리 정치적 아들을 ‘찜’해 놨다.

김무성 대표가 이날 이같이 말할 수 있는 과거 이력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장군의 권총에 급거 서거하고 전두환 군사정권이 들어선 시절인 1984년 YS의 상도동계와 DJ의 동교동계가 결성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의 사단법인 회장(2005년)과 동지회 공동대표(2001년)를 지냈으며, 통일민주당 창당발기인을 거쳐 YS의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냈다. 이같은 경력으로 인해 한때는 대표적인 ‘상도동계 인사’로 불린다.

▲ "앞에서 누가 오나 눈 똥그랗게 뜨고 잘 보거래이... 한눈 팔지 말고..."

그런 김무성 대표가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칭하면서 빈소를 지키며 ‘정치적 스승’인 YS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과거 ‘떡대’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이 보이는 대목이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말을 빌리자면, 1987년 대선로 나선 야당 30년 YS가 느닷없이 여권과 ‘각서’를 교환하며 여당 후보 단일화를 단행했다. 당시 YS의 커다란 지지기반인 대학생들이 상도동 자택으로 항의하러 ‘떼’로 몰려간 적 있었는데, 그때 자택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떡대’가 김무성 대표였다.

이처럼 언뜻 보기엔 김무성 대표가 정치적 아들과 상주노릇을 할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가에서는 ‘YS의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겠다는 의도’로 해석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즉, YS 상도동계 막내로서 이번에 ‘상주’를 자처함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공천문제로 연일 김무성 당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서청원 최고위원도 ‘상주’를 자처하며 역시 “YS는 정치적 대부”라고 공공연히 부르짖으며 빈소를 지키고 있다. 실제로 기자의 눈에는 ‘YS의 정치적 유산’을 놓고 ‘무언의 불꽃 튀는 기싸움’ 양상도 감지 된다. 두 사람 모두 ‘상주’를 자처하면서도 별다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조문객조차도 따로 맞는다.

김무성 대표의 정치기반 또한 YS의 정치적 기반인 부산·경남으로 이른바 PK 지역이다. 즉, PK 맹주 수십년 관록을 YS가 독점했었다. 김무성 대표의 입장에서는 이같은 지역적 기반을 물려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나쁘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청와대와 친박의 ‘비박 때리기’ 등 당 안팎으로 수세에 몰렸던 국면 탈출면에서도 이번 기회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그간 4개월여 남은 내년 총선을 겨냥해 완전 국민공천(오픈 프라이머리)이냐 전략공천이냐를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박 터지게’ 싸우는 중심에 놓여있었던 김무성 대표에게 이번 ‘상주’의 기회는 잠시 한 숨을 돌릴 시간적 여유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정치적 아들, 상주 노릇’의 기회가 김무성 대표에게 결코 유리하게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설도 솔솔 나오고 있다. 당내 친박과 비박 간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는지 모르지만, YS의 ‘단식’으로 대표되는 민주화투쟁 결기와 ‘통합과 화합’이라는 YS의 유훈, ‘변화와 개혁’을 위해 칼날 같았던 YS의 승부근성이 김무성 대표의 현주소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즉,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과 정치적 입지, 행보가 YS를 닮은 구석이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혹평이 솔솔 새어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YS와 김무성 대표를 가감없이 비교했다. 윤여준 전 장관은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한국 민주화 투쟁을 이끈 분”이라며 “그런 분들에 의해 정치에 입문했거나 정치를 배웠다고 하면 한국 의회민주주의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성숙시킬지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면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김무성 대표의 ‘상주 공든탑’에 직격탄을 날렸다.

박찬종 전 대표도 역시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아들이라면 아버지 뜻을 제대로 이어받아야 한다”며 “본인이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작렬시켰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독재, 독선, 불통’에 동조한다는 취지로 “YS의 정치적 아들이 아니라 유산만 노리는 아들”이라고 비꼬고 “YS였다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단식으로 반대했을 것”이라고 김무성 대표의 ‘상주’에 면박을 한 움큼 안겨줬다.

이렇듯 김무성 대표는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 신공’ 사정권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정치적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 즉, 여당 당수로서 정치적 리더십을 당과 국민들에게 검증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시점은 총선 이전이라고 보면 김무성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아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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