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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원순 서울시장 "대선주자 잇따른 출사표 비판..비전 없이 자가 발전 예의도 상황에 답하는 것도 아냐"
[인터뷰]박원순 서울시장 "대선주자 잇따른 출사표 비판..비전 없이 자가 발전 예의도 상황에 답하는 것도 아냐"
  • 안병욱 기자
  • 승인 2016.09.11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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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한강타임즈]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앞다퉈 출사표를 내는 여야 대선주자들을 겨냥해 "후보자의 시간표에 따라선 안된다"며 "국민의 시간표는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미를 순방중인 박 시장은 9일(현지시간)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몬트리올 총회 폐막 후 다음 순방지인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동한 몬트리올 공항 로비에서 동행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은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여야 대선주자들이 각종 담론을 쏟아내고 있는 것에 대해 "자기 시간표에 따라 내용도 없이, 시대에 대한 고민도 없이, 비전도 없이 그 스스로 자가발전하는 것은 예의도 아니고, 우리 시대의 엄중함과 절망적 상황에 답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이 직면한 각종 난관에 대한 진지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선언적 의미의 출사표만 내놓고 있다는 비판인 셈이다

서울시장이 된 이래 줄곧 대선출마 출마에 대한 입장표명을 압박받아온 박 시장은 '시정전념'을 선언하면서 여타 대선주자들에 비해 본선행을 위한 '출발이 늦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은 이같은 늦은 출발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지난 7일부터 몬트리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SEF 총회의 성과를 부각시켰다. 사실상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자신만의 시간표를 내놓은 셈이다.

서울시 주도로 설립돼 2회째를 맞은 GSEF 총회에서 박 시장과 각국 도시 대표들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대안으로서 사회적 경제를 지목했다.

박 시장은 이번 총회 성과의 키워드로 짚어낸 것은 '사회연대경제'다.

구체적으로 경제적 효율성과 함께 사회통합, 지속가능한 개발, 경제와 사회·도시 발전과정과 운영에 협동조합, 공동체기업, 사회적기업 등이 두루 참여하는 경제개발 모델을 제시했다.

서울시와 몬트리올시, 몬드라곤시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각국의 사회적경제 관련 지식을 공유하고, 활동가들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중심기구인 '국제지식전수센터(C.I.T.I.E.S)' 출범을 공식화했다.

박 시장은 GSEF 총회에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해법을 찾았고, 이를 국내에 적용시키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같은 선상에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세계적 석학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연대를 일궈낸 것을 북미방문의 최대성과로 자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인회관에서 열린 교민·유학생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스티글리츠 교수는 불평등 해법으로 최저임금을 높이며 돈 많은 사람들에게 더 세금 내도록 하는 세제개편을 미 대선의 어젠다 중 하나로 부각시킨 진보적인 경제학자다. 화석연료를 쓰는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 이를 스타트업 기업이나 복지쪽으로 돌리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박 시장은 "이런 세금은 경제가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GSEF)2013년 시가 주도해서 만든 지 3년밖에 안됐지만 이제 1800명이 모여서 논의할 정도면 시가, 제가 얼마나 중요한 어젠다를 찾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사회적 경제를 좌파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일부 시선을 의식한 듯 "사람들이 사회적 기업, 공동체를 잘 이해못한다"다며 "토건이나 집값을 유지하는 부동산 등 (경제정책은)흘러간 생각들"이라고 규정했다.

박 시장은 국내 현실에 대해 "경제적 불평등, 불공정과 불안정, 불통 등으로 대한민국에 불이 났다. 불이 난 상황서 과거 논리와 규칙으로는 안된다. 전면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사회적 경제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경제를 뿌리내리도록 노력하는 프랑스와 영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박 시장은 "룰을 세로 쓰는 게 핵심이다. 재벌이 위기에 처하면 무작정 돈을 쏟아붓고 이런 상태는 안된다"며 "오히려 스타트업 중소기업이 우후죽순 돋아나서 페이스북, 우버같은 혁신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시장의 룰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같은 룰의 개정을 정치에도 고스란히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선 민심이 있는데 과연(총선 이후)국민의 여론을 조사해보면 큰 변화가 있었나. 그야말로 패거리 정치로 여전히 당파성, 파벌 중심으로만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큰 지진과 같은 게 있어서 정치가 절망에 빠진 우리사회에 큰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안된다.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는 역사의 물결 요구가 있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 시장을 이를 두고 "민맹의 정치를 한다"며 "민생을 주목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햇다.

박 시장은 스티글리츠 교수가 사회·경제적 불평 해소를 위해 두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에 적극 동감하며 "시장의 문제나 과거에 얽매인 것을 바꾸는 것이 정치다. 100%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전환, 룰을 바꾸는 게 정치다. '바보야 경제가 문제다'라고 하지만 '바보야 결국은 정치가 문제다'가 맞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룰을 만들기 위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거듭 신중함을 유지하면서도 "고민중"이라는 과거의 언급을 반복했다.

그는 "누구라도 (대선출마 고민을)안할 수 있겠는가"라면서도 "그래도 결론은 오늘은 아니라는 것. 고민한다. 거기까지 이미 여러가지 얘기했다"고 선을 그었다.

자신의 대선도전 여부가 연일 관심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서울시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전국적으로 펼쳐보라고 얘기하는 것 아니겠느나. 나는 고맙고, 반갑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한 "인권이 필요했을 때는 인권변호사로서, 새로운 입법이 필요했을 때는 참여연대, 통합이 필요했을 때는 아름다운 재단, 새로운 지방정부 패러다임이 필요할 때는 시장이 됐다. 이런 게 총합되어서 이런 정책과 퍼포먼스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것들을 국민들이 보고 계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방미에서 미국 최고위급 인사들과의 면담도 추진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박 시장은 "사실 버니 샌더스 면담을 추진했지만 이 분이 워낙 바빠서 안됐다"면서 "리퍼트 (주한 미)대사 통해 힐러리 (후보)나 현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이 가능한지까지 문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스티글리츠 교수와 만남이 오히려 비중있는 정치인들의 만남보다 훨씬 가치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대담 후에 같이 협업하기로 했다. 심지어는 스티글리츠 교수의 제자가 됐다. 모시겠다. 앞으로 그와 협업을 해서 한국의 사회적 불평등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시간이든 한국 학자 등과 팀이 만들어 당신의 생각과 한국의 상황을 접합해서 패키지 해결정책을 만들자. 언제든지 같이 만나서 블루텐트를 만들자고 해서 승락했다. 대단한 합의다"고 자평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시대, 미래를 바꾸는 룰의 변화, 룰을 새롭게 써야 한다"며 "구태의연한 마당에서 과거에 익숙한 이런 자세로 이런 비전으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경제, 글로벌 소셜 이코노믹은 작아보이지만 국제적 외교관계를 서울, 박원순이라는 사람이 그냥 참석해서 발표하는 게 아니라 세계를 끌어가고 있다"고 자랑했다.

박 시장은 아울러 한국언론이 대선주자들에게 일찌감치 출사표를 낼 것을 부추기는 보도성향에 대해 "이런 생각도 한다. 우리 언론이 마치 그날 하루하루 일용할 양식을 구하듯이 경주마를 보도하듯이 행태가 아니라 언론의 책임도 있는 것 아닌가"면서 "우리가 당면한 시대의 상황과 이걸 해결하는 시대와 미래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있는 보도가 필요하지 않겠는가"고 일침을 가했다.

박 시장은 최근 민평련계 등 당안팎의 정치세력과 잇따라 회동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내가 정치인을 만나지 말아야 하느냐"며 "소통을 하면서 가능한 자신에게 동조하는 사람 만나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사회를 바로잡는 것은 시민"이라며 "시민이 압도적으로 동의하는 시민의 정부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룰, 규칙 만드는데 실패한다면 다음 정부도 오십보, 백보 절망의 정부가 될 것이다. 3년이면 레임덕이 올 것이고, 또다른 시대를 희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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