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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도우려 문체부 인사학살 의혹
김기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도우려 문체부 인사학살 의혹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6.10.27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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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문체부 ‘인사 학살’ 의혹에 “그런적 없어!” 단언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최근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의 각종 의혹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도마에 올랐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과거에도 수차례 정가에서 회자됐지만, 특유의 김기춘식 “없다. 몰라. 기억이 안나” 등으로 일관하면서 ‘김기춘 논란’이 있을 때마다 적절히 의혹과 논란을 피해갔다.

이번 김기춘 전 비서실장 관련 의혹은 최순실씨 관련해서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청와대 입김 최순실씨의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문체부 인사 학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이같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 관련 의혹은 종합편성채널 TV조선과 경향신문이 동시에 보도했는데, 내용의 핵심은 다소 차이가 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015년 1월 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대답을 하고 있다. 이날 김영한 민정수석이 국회 출석을 거부하고 사라지는 초유의 항명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관련 의혹은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14년 문체부 1급 실장들을 정리한 것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라고 주장하면서부터 불거졌다. 미르 재단 설립에 반대할 사람을 미리 정리했다는 것으로 김기춘 실장은 이에 대해 “그런 사실 없다”고 잘라 말해, 향후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유진룡 전 장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김희범 1차관에게 문체부 1급 실·국장들을 자르라고 지시했다”고 구체적 관련 사실을 지목했다. TV조선에 따르면, 미국 애틀란타 총영사로 근무하던 김희범 차관을 부른 것도 1급 정리 임무를 맡기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10월, 문체부에선 1급 실, 국장 6명이 일괄 사표를 냈고 그 중 3명의 사표가 수리됐다.

청와대가 미르, K스포츠재단 설립에 앞서 문체부 인사 길들이기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렇듯 문체부에선 집단 사표가 있은지 1년 후인 2015년 10월부터 미르와, K 스포츠 재단이 잇따라 설립 인사를 받는다. 그러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각 부처의 인사권자는 청와대 비서실장이 아닌 각 부처 장관들”이라면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경향신문도 이에 대해 유진룡 전 장관과 일문일답을 진행하고 이를 보도했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4일 경향신문과 기자에게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4년 10월) 문체부 김희범 1차관에게 명단을 주면서 1급 실·국장들을 자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실·국장 6명이 문체부를 떠난 것이 청와대 개입 때문이었냐’는 질문에 “청와대에서 그렇게 요구했던 것은 사실이다. 김희범 1차관이 (차관으로) 오자마자 김기춘 실장이 불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희범 차관이) 갔더니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명단을 주면서 다 자르라고 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그 명단에 1급 실·국장들이 구체적으로 있었나’는 물음엔 “성분검사한 리스트를 김기춘 실장이 가지고 있었을 것이고, 그걸 김희범 차관에게 주면서 정리를 하라고 한 것”이라면서 “김희범 차관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하소연하면서 왜 악역을 시키는지 모르겠다고 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이어 ‘김희범 차관도 문체부 사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희범 차관이) 나중에 그 당시에 그런 악역을 하게 됐다는 것에 대해 (실·국장에게) 미안해하더라 하는 이야기를...(들었다)”고 설명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황당해했지만 그 전모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해외에 나가 있던) 김희범 차관을 아마 그거 시키려고 부른 것 같다. 그거 시키고 바로 6개월 후에 (김희범 차관을) 잘라버렸다. 김희범 차관이 미 애틀랜타 총영사 할 때 김기춘 실장이 불러서 한참 통화를 하고 불러서 아무튼 성분검사를 한 후에 불러온 다음에 바로 맡겼던 임무가 그거라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유진룡 전 장관은 나아가 “김기춘 실장은 왜 명단을 줬을까?”라는 질문을 받고는 “내가 나가고 나서 아마 김기춘 실장 생각에는 자기들 말을 잘 듣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을 미리 정리 작업을 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은 몇 달 후지만 그러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당시 상황을 정리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기자가 재차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추진 전 미리 자기 사람을 만들어놓으려고 했다는 말이냐’고 묻자 “그러니까 거기(문체부)에서 자기 말을 안 들을 만한 사람들을 다 정리해서 자기가 무리한 주문을 했을 때 그것을 원칙을 이야기하면서 거부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찾아내려는 작업을 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막을 수 없었던 이유는) 내가 나온 다음의 일이었다. 내가 나온 다음에 교훈을 주기 위해서 그랬을 것이다. 공무원 사회 전체에 말을 안 들으면 장관에서부터 밑에까지 다 자른다는 교훈... 그렇게 확실하게 함으로써 미르재단이니 K스포츠재단이니 할 때 아무도 이야기를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또한 ‘김희범 차관은 6개월 뒤에 사표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희범 차관은 토사구팽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김희범 차관도 그때 왜 잘렸는지 몰랐다. 청와대인가 장관이 나가라고 해서 장관에게 말했더니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지 어떡하나’라고 했다고 하더라. 그렇게 황당한 상황이었다. 김기춘 실장 때문에 손에 피를 묻히는 상황이 되고, 자기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음에도 끝나자마자 바로 잘리니까 본인은 억울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유진룡 전 장관은 또한 “정유라씨의 상주 승마대회 비리를 조사했던 노태강 체육국장과 진재수 과장이 잘린 것에는 박모 전 승마협회 전무이사(최순실씨 측근)가 개입했느냐?”는 물음에 “당연히 개입돼 있었다. 조사 자체가 (박 전 이사가)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문제가 됐던 것”이라면서 “진 과장이 박 전 이사와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사람 요구대로만 할 수 없지 않나. 그래서 (박 전 이사가)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진 과장이 공정하게 처리한 것인데 바르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다 잘랐다”고 폭로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또한 ‘공무원 입장에선 참담한 일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 “세상에 비밀이란 없다. 문체부는 차은택 영향 아래서 움직였기 때문에 문체부 모든 직원들이 그 사실을 안다. 그래놓고는 직원들에게 다 뒤집어씌우려고 하니까 직원들은 더 참담한 것”이라면서 “지금에서야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당시에는 나간 사람들을 무능하고 문제가 있다면서 밀어냈기 때문에 그 사람들로서는 상당히 상처를 많이 받고 나갔다.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는 게 일종의 명예회복 의미도 있다. 잘린 사람들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람들이었다. 하나도 보상을 못해주고 잘리게 만든 그런 상황이 미안하다”고 속죄의 마음을 털어놨다.

결국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인사 학살’은 최순실씨와 그녀의 딸 정유라씨를 비호하기 위한 이유였다. 하지만,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전횡 의혹과 관련한 진실들에 대해 과연 박근혜 정권하에서 검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에서 제대로 밝혀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이른바 ‘검사들의 로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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