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안병욱 기자]'최순실 게이트'가 일파만파 번지는 사이 중국에 은둔했던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8일 귀국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릴 정도로 위세를 떨친 차 전 단장이었지만, 80여 명에 달하는 취재진 앞에 서자 어두운 낯빛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11시19분께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차 전 단장은 검은색 코트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모자, 뿔테 안경까지 검은색으로 착용해 국내 정상급 영상 감독다운 패션 감각을 과시했지만, 초췌한 모습이 오히려 더 두드러졌다.
추운 날씨에도 몇 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고 기다리던 사진 기자들은 마침내 '타깃'이 차에서 내리자 쉴 새 없이 플래시를 터트렸고, 펜 기자들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그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차 전 단장은 각종 의혹과 관련해 일부 대답을 했던 1시간여 전 인천공항 모습과 180도 달랐다.
"죄송하다"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등 준비된 말만 늘어놓았다. 검찰 압송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언론에 많은 말을 하지 말라"는 식의 조언을 들었을 가능성이 의심 가는 대목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아느냐" "우 전 수석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느냐" "최순실씨와는 어떤 사이인가' 등의 질문을 받으며 중간중간 고개를 떨구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같았다.
"외운 답변을 계속하지 말라" "국민이 보는데 무엇이 죄송하다는 것인지 말해야 하지 않느냐" 등 기자들의 압박이 이어졌으나 "죄송하다"는 울음 섞인 목소리가 돌아왔을 뿐이다.
약 5분간 플래시와 질문 세례를 받은 차 전 단장은 동행한 검찰 수사관과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이 과정에서도 기자들의 답변 요구가 이어지자 눈을 오랫동안 감았다 뜨는 등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역시 "죄송하다"였다.
차 전 단장은 중국 동방항공 칭다오발 비행편을 타고 이날 오후 9시5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검찰은 차 전 단장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 중 포스코그룹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를 강탈하려고 한 혐의(공동강요) 등으로 체포했다.
한편 이 모습이 전파되고 온라인상 네티즌들은 차은택의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다’ ‘가증스럽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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